[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서울 여의도 증권가에 또 다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비상’이 걸렸다. 확진자가 나온 홍우빌딩의 경우 증권가 사람들의 생활동선 중심에 위치한 곳인데다 주변의 여의도종합상가, ABL타워 등에도 확진자가 들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방역 강화에 더욱 힘을 쏟는 모습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금융사들이 다수 포진한 여의도 지역에 코로나19 비상이 걸렸다. 우선 지난달 28일 여의도 홍우빌딩 내 학원에서 확진자가 발생해 한 차례 파문이 일었다. 홍우빌딩 자체에 증권가사 있는 건 아니지만 그 주변엔 증권사와 식당이 많다. 대표적으로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를 포함해 한국예탁결제원 서울사옥 등이 위치해 있다. 미래에셋대우, 키움증권, 신영증권 등 증권사 본사들도 다수 집중돼 있다.

   
▲ 사진=연합뉴스

 
확진자가 여의도종합상가의 병원에 방문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각심은 더욱 커졌다. 이 상가 건물은 여의도 지역에 근무하는 거의 모든 직원들이 식사시간에 한번쯤은 들를법한 유명한 밀집지역이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같은 달 25일에는 금융투자협회 옆에 위치한 ABL타워 카페에도 확진자가 들렀다는 사실이 알려져 해당 건물이 29일부터 4일간 폐쇄되는 소동도 있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한국거래소는 당초 지난주까지로 예정돼 있던 직원들의 재택근무를 이번주까지 1주 연장시켰다. 마포 지역에 별도의 사무실을 얻어 시장비상인력은 분산 근무를 실시하는 등 사내 밀집도를 낮추는 노력을 병행하기도 했다. 거래소 임직원 42명이 홍우빌딩을 다녀간 사실이 있었지만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증권사들 또한 바빠졌다. NH투자증권은 방역 소독을 강화하고 직원들에게 회식이나 외부 모임, 폐쇄된 공간에서의 회의 등을 자제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지난달 28일 NH투자증권에선 발열 증세로 귀가 조치된 직원들이 있었지만 이들 역시 전원 음성 판정이 나왔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홍우빌딩에서 확진자가 나온 이후 2주간 외부미팅 금지, 직원간 회식 절대 금지, 대면회의 금지, 점심시간 시차제 운영 등의 업무 방침을 전사적으로 공유했다. 임산부 직원의 경우 4시간 이내 단축 근무도 실시하는 중이다. 키움증권 역시 사무실 내 마스크 착용을 다시 ‘의무화’ 하는 등 방역 대응을 강화했다.

최근 수도권 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나오면서 여의도의 ‘비상모드’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공개(IPO) 오프라인 행사 등이 최근 활성화 되려다 다시 축소되는 분위기”라면서 “여의도 증권가의 경우 수많은 근무자들이 사실상 하나의 생활권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강화된 방역대책이 이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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