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화 이글스가 시즌 시작 한 달 만에 '꼴찌 선언'을 했다.

한화는 6일 NC 다이노스와 대전 홈경기에서 2-14로 대패했다. 최근 긴 연패의 늪에 빠지며 보여준 이길 수 없는 경기력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선발 투수 채드벨이 4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고 불펜도 줄줄이 실점했다. 타선은 11개의 안타를 치고도 응집력 부족으로 2득점에 그쳤다.

이날 패함으로써 한화는 13연패에 빠졌다. 2013년 이후 7년만의 13연패다. 이제 1패만 더하면 2012년 기록한 구단 최다 연패인 14연패(1무 포함)와 타이가 된다.

아직 개막 후 한 달여밖에 되지 않았다. 한화가 7승 22패로 2할4푼1리의 형편없는 승률로 꼴찌로 내려앉았고, 1위 NC와 승차는 15.5경기나 되지만 시즌을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 KIA와 8경기 승차는 분명 크지만, 못 따라잡을 격차는 아니다.

하지만 이날 한화는 스스로 시즌 포기를 선언한 것처럼 보이는 이해할 수 없는 황당한 일을 했다. 

   
▲ 사진=한화 이글스


경기를 앞두고 장종훈 수석코치, 정민태 투수코치, 김성래 타격코치, 정현석 타격코치 등 1군의 주축 코치들이 엔트리에서 빠졌다. 엔트리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1군 선수단과 동행하며 선수들을 지도하던 박정진 불펜코치까지 5명의 코치들이 야구장에 출근한 뒤에야 1군 제외 통보를 받고 귀가했다.

그렇다고 이들을 대신할 코치들이 1군 엔트리에 올라온 것도 아니다. 갑작스런 1군 코치진 개편에 대체 코치들은 경기장에 오지도 못했고, 5명의 코치가 빠진 채 이날 NC전을 치렀다. 한화 구단은 경기 후에야 코칭스태프 보직 변경 발표를 했다.

이에 따르면 장종훈·김성래 코치는 육성군으로, 정민태·박정진·정현석 코치는 퓨처스 팀으로 내려갔다. 대신 퓨처스에 있던 정경배(메인)·이양기 타격코치, 김해님(메인)·마일영 투수코치가 1군 엔트리에 들어 7일 경기부터 한용덕 감독을 보좌하게 됐다.

팀이 긴 연패에 빠져 있으니 코치진 보직 이동이나 개편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경기 직전 덕아웃에서 5명의 코치나 덜어내고, 다른 코치가 자리도 메우지 않은 채 경기를 치른 것은 유례를 찾기 힘들다.

12연패 중인 팀이 가장 잘 나가는 1위 팀과 경기를 치르면서 이런 얼토당토 않은 일을 벌인 것이 구단의 의지인지, 한용덕 감독의 뜻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확실한 것은 한화의 올 시즌 남은 경기 전망이 더욱 어두워졌다는 사실이다.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내린 코치진 보직 변경이라 하더라도, 방법이 잘못됐는데 긍정적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마치 '꼴찌 선언'처럼 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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