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드디어 천군만마 같은 마운드 지원군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끝판대장' 오승환(38)이 징계 해제돼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다. 

삼성은 9일 키움 히어로즈와 대구 홈경기를 앞두고 오승환을 1군 엔트리에 등록할 예정이다.

오승환은 지난 2015년 말 해외 원정도박 파문을 일으켰고 범법 사실이 인정돼 벌금형을 받았다. 당시 해외에서 활동 중이었기 때문에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오승환이 KBO리그로 복귀할 경우 시즌 총 경기 수의 50% 출장정지 징계를 결정했다. 일본, 미국에서의 활동을 마무리하고 지난해 국내 복귀하며 친정팀 삼성과 계약한 오승환은 시즌 144경기의 절반인 72경기에 나설 수 없는 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삼성이 '머리'를 썼다. 오승환은 지난해 8월 삼성과 계약하면서 곧바로 선수 등록을 해 징계의 절반이 넘는 42경기를 소화했다. 당시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로 공을 던질 수 없는 상황이었던 오승환은 부상 회복 기간을 징계로 때울 수 있었다. 올 시즌 개막 후 삼성이 7일 SK전까지 30경기를 치러 오승환의 징계는 마무리됐다.

   
▲ 사진=삼성 라이온즈


팔꿈치 수술 후 착실하게 재활을 하고 피칭 훈련도 정상적으로 해온 오승환은 당장 마운드에 올라도 될 정도로 몸을 잘 만들어왔다.

다만 실전 감각을 회복하고, 부상 재발 위험을 막기 위해 처음부터 마무리 등판은 하지 않을 전망이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오승환을 일단 부담이 덜한 상황에서 두 차례 정도 마운드에 올려 전반적인 점검을 해보고 '끝판대장' 본연의 임무인 마무리를 맡긴다는 계획이다.  

2013시즌을 끝으로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했던 오승환은 2016년부터 개장한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마운드는 아직 밟아보지 못했다. 오승환이 삼성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 등판했던 홈경기는 2013년 10월 2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이었다. 이번 키움과 홈 3연전에 등판한다면 새 홈구장에서는 처음으로, 6년 8개뤌여 만의 국내 무대 출격이 된다.

삼성으로서는 오승환의 가세가 중위권 도약의 동력이 될 수 있다. 지금도 우규민, 최지광 등 필승조가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오승환이 합류하면 삼성은 철벽 불펜진을 구성할 수 있게 된다. 오승환의 마무리 솜씨야 과거 삼성에서도, 일본리그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인정 받았던 터다.

다만, 오승환이 해외 원정도박 파문을 일으켜 야구팬들의 따가운 시선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과 40을 바라보는 나이에 1년 가까이 실전 공백이 있었던 점을 어떻게 극복할 지는 스스로 극복해야 할 과제다.

삼성은 현재 13승 17패로 7위에 머물러 있지만 5위 KIA(15승 15패)와 2경기 차, 6위 롯데(14승 15패)와 1.5경기 차밖에 나지 않는다. 오승환이 경기를 마무리짓고 마운드에서 주먹을 불끈 쥐는 날이 많아지면 삼성의 순위는 올라갈 것이다. 삼성과 오승환의 팬들이 기다려왔고 바라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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