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문화·자연유산 종합실태조사단 '첫발'
   
▲ 파주 대성동마을 주변 지역 구석기시대 유적 현황 [사진=문화재청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비무장지대(DMZ) 국제평화지대화를 위한 '비무장지대 문화·자연유산 종합실태조사'가 경기 파주시 대성동마을에서 첫발을 뗐다.

특히 대성동마을에서 구석기시대 유물이 발견됐다.

문화재청을 중심으로 구성된 비무장지대 실태조사단은 지난달 26일부터 29일까지 대성동 마을에서 진행한 실태조사에서, 구석기시대 석기를 비롯한 다양한 유물을 수습했다고 9일 밝혔다.

대성동마을 남쪽 구릉 일대에서 확인된 석기는 구석기시대에 만들어진 '뗀석기' 2점이다. 

사냥하거나 물건에 구멍을 낼 때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찌르개와 날을 세운 석기인 찍개류의 깨진 조각으로 추정되는 이들 뗀석기는 지난 2004년 개성공업지구 문화유적 남북 공동조사 때도 1점이 발견돼, 남북의 고고학계가 주목한 바 있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임진강 유역에서 적지 않은 구석기시대 유적이 조사된 바 있고, 대성동 마을과 북측의 기정동 마을은 마주 보고 있어, 남북공동 조사가 이뤄지면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마을 서쪽에 흙을 쌓아 만든 태성(台城)은 비교적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서 방향에 문지(門址, 성문이 있었던 자리)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서문지와 외곽 둘레에서 고려·조선 시대 토기와 기와 조각이 나왔으며 시기가 이른 유물도 발견됐다. 

북쪽에서는 성벽에서 돌출 시켜 쌓은 방어시설인 치(雉)를 지상 라이다(LiDAR, 근적외선 레이저로 대상물의 물리적 특성을 측정하는 장비)를 이용해 확인했다.

대성동마을 남쪽 구릉 일대에서는 고려 시대 일휘문(日暉文, 원형 돌기 문양) 막새, 상감청자 조각, 전돌, 용두(龍頭) 장식 조각 등을 포함해 통일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유물들이 확인됐다.

실태조사단은 대성동마을의 경관 특징도 조사했는데, 대성동마을은 지난 1972년과 1980년 정부 주도의 종합개발계획에 따라 조성돼 경관이 전형적인 농촌과 다르다. 

마을에는 국내 최고 높이(99.8m) 국기 게양대, 공회당(자유의 집) 등 다른 농촌 마을에서 볼 수 없는 시설도 있는데, 특히 공회당은 1959년 건립된 벽돌집 건물로 구조와 시공, 디자인 면에서 당시로써는 주목할 만한 모더니즘 건축양식이다.

비무장지대 종합실태조사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태봉 철원성, 고성 최동북단 감시초소(GP) 등과 대암산·대우산 천연보호구역, 건봉산·향로봉 천연보호구역 등 총 40여 곳을 대상으로 내년 5월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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