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코스피 지수가 2200선을 회복하는 등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전 상태를 회복했다. 또 투자자예탁금이 44조원을 넘어서는 등 유동성 랠리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다만 빚을 내서 투자에 나서는 신용거래 또한 11조원 수준으로 불어나 우려도 나온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가 최근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지난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석 달 반 만에 장중 2200선을 돌파했다. 오늘(9일) 거래도 2200선을 넘기며 개장했지만 오후에 들어선 지금은 2170선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로써 코스피는 정부가 코로나19 사태의 위기경보 단계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한 2월 21일의 주가수준을 회복했다. 당시 종가가 2162.84였음을 감안할 때 코스피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현재의 주가 수준이 지나치게 고평가 돼있다는 지적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지난 8일 기준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은 25.02배까지 치솟은 상태다. PER는 주가가 이익 대비 어떤 수준인지 보여주는 지표인데, PER이 25배까지 오른 것은 지난 2002년 7월 18일(25.31배) 이후 무려 17년 10개월 만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고평가 논란은 물론 조만간 코스피가 조정기간을 거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두 달 사이에 코스피가 600포인트 이상 급등했다”면서 “언택트(비대면) 수혜주를 제외한 대다수 종목들의 실적에 타격이 불가피한데도 주가가 올랐다는 것은 조만간 있을 조정 상황을 예고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 가지 독특한 점은 최근 증시 부양을 외국인이나 기관이 아닌 ‘개인투자자’가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증시 대기자금’으로 불리는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3월 사상 최초로 45조원을 돌파한 이후 지금도 44조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융자 잔고 역시 약 20개월 만에 11조원을 돌파한 상태다.

결국 최근의 증시 상황은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뒷받침된 랠리 상황으로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공매도 금지 해제’ 조치가 시행된다면 코스피 지수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월 16일부터 오는 9월 15일까지 6개월간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금지했다. 일각에서는 금융위의 이 조치가 있었기 때문에 코스피가 더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공매도가 허용됐다면 현재 코스피 역시 2000선 안팎에서 등락하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시장의 관심은 오는 9월 공매도 재허용과 함께 주가지수가 어느 정도 조정을 받느냐로 집중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실적보다는 긍정적 전망과 함께 주가가 부양된 만큼 9월 이전 어느 시점에 투심 악화에 기초한 강한 조정이 한 차례 올 수도 있다”면서 “신용거래 등 리스크가 큰 투자에는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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