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이 드디어 국내 마운드에 복귀했다. 1이닝을 던지며 실점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결국 무실점 피칭으로 복귀 신고식을 치렀다.

오승환은 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홈 경기에 8회 구원 등판, 1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삼성이 3-4로 뒤진 8회초 팀 5번째 투수로 오승환이 마운드에 올랐다. 해외 진출 이전인 지난 2013년 10월 2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6년 8개월여(2442일) 만의 국내 무대 등판이었다.

   
▲ 사진=삼성 라이온즈


'끝판대장' 오승환도 실로 오랜만에 국내 마운드를 밟은 것에 긴장하는 표정이었다. 첫 타자로는 박준태를 상대했다. 박준태는 오승환의 초구 빠른공이 가운데로 몰리는 것을 노렸다는 듯 받아쳐 우익수 옆으로 빠지는 2루타를 때려냈다.

등판하자마자 초구에 2루타를 맞고 무사 2루 위기에 몰린 오승환. 키움은 한 점 차 리드를 의식해 다음 타자 김주형에게 보내기번트 사인을 냈고, 김주형은 초구에 침착하게 번트를 댔다. 투수 쪽으로 향한 타구를 오승환이 잡아 처리하는 사이 2루주자 박준태는 3루에 안착했다.

1사 3루의 실점 위기에서 오승환은 김규민을 2구째 1루 땅볼로 유도했다. 삼성 내야진이 전진 수비를 펼치고 있었던데다 타구가 1루수 이성규 정면으로 향해 3루주자 박준태는 움직이지 못했다.

계속된 2사 3루에서 오승환은 서건창을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서건창이 외곽으로 조금씩 빠지는 볼을 잘 골라냈다.

2사 1, 3루가 된 다음 오승환은 힘있는 타자 김하성을 만났다. 김하성도 오승환의 초구를 노려쳤는데 빗맞아 포수 뒤쪽으로 높이 솟구쳤고, 강민호가 잘 따라가 파울플라이 처리했다.

오승환은 첫 타자에게 2루타를 맞으며 실점 위기에 처했지만, 노련한 위기 관리 능력을 보이며 끝내 점수를 내주지 않고 이닝을 마무리했다. 

5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오승환이 던진 공은 10개뿐이었다. 최고 구속은 148km까지 나왔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오승환의 징계 해제로 1군 등록이 가능해지자 이번 키움과 홈 3연전에 2경기는 등판시켜 1이닝씩 던지게 하겠다고 공언했다. 다만, 실전 감각을 익힐 수 있도록 부담이 적은 상황에서의 등판을 예고했고, 그 이후 본격적으로 마무리를 맡기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직 예전 '언터처블' 구위는 보여주지 못했지만 오승환은 처음 오른 '라팍' 마운드에서 무실점 복귀 신고식을 치르며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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