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화 이글스가 구단 창단 후 최다인 15연패에 빠졌다. 날개를 못 펴고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독수리군단, 언제쯤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까.

한화는 연패가 길어지자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 우선 감독부터 교체했다. 한용덕 감독이 자진 사퇴 형식으로 물러났고, 퓨처스(2군) 팀을 지휘하던 최원호 감독이 감독대행을 맡았다. 1군 코치진이 대폭 개편됐고, 그동안 부진했던 '1군용 베테랑' 선수들이 대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최원호 감독대행은 강재민, 문동욱, 윤호솔, 황영국(이상 투수), 박상언(포수), 박정현, 박한결(이상 내야수), 장운호, 최인호(이상 외야수)를 1군으로 불러올렸다. 2군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던 신예 선수들이었다.

   
▲ 한화가 15연패에 빠진 9일 롯데와 사직 경기. /사진=한화 이글스


이렇게 확 달라진(?) 팀이 된 한화는 최원호 감독대행 체제 하에서 첫 경기로 9일 롯데 자이언츠와 부산 원정경기를 치렀다. 결과는 3-9 패배였고, 연패 사슬을 끊지 못했고, 구단 최다연패 불명예 기록을 세웠다.

이날 한화 선발 라인업은 이용규-박정현-최인호-노시환-호잉-김태균-이동훈-박상언-조한민으로 구성됐다. 박상언과 박정현, 최인호는 1군에 콜업되자마자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노시환이 4번타자로 기용된 점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한화의 경기력은 별로 달라진 것이 없었다. 

선발투수 서폴드는 4, 5회 대량실점하며 5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다. 새롭게 짜인 타선은 여전히 응집력이 없었고, 7회 호잉의 솔로홈런과 대타 정은원의 2타점 적시타로 3점을 만회했지만 때늦은 추격이었다.

한화는 분명 이번 시즌 성적 내기가 힘들어졌다. 세대교체로 팀 리빌딩 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젊은 선수들을 계속해서 많이 내보낸다고 해서 저절로 이뤄지는 세대교체는 없다. 그렇게 단순한 일이라면 왜 오랜 역사의 메이저리그가 거액의 몸값으로 선수 영입을 하고, 꾸준한 투자로 프랜차이즈 스타를 키우고, 체계적인 팜 시스템을 통해 선수 육성에 공을 들이겠는가.

한화의 이번 대변혁이 팬들로부터 최소한의 공감을 얻으려면, 팀 리빌딩 작업과 함께 당장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조금씩이라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긴 연패 속 새로 지휘봉을 잡은 최원호 감독대행은 실험적인 선수단 구성과 선수 기용에만 힘을 쓸 것이 아니라 하루빨리 팀 분위기를 수습할 수 있는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고참급 선수들은 자기 반성에서 시작된 책임감을 갖고 경기에 나서면 더욱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 젊고 경험이 적은 선수들은 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면 이를 악물고 치고 달리고 던지는 투지라도 보여줘야 한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 한화에 지금 가장 필요한 것, 연패를 끊는 1승이다. 결국 선수들과 감독 및 코칭스태프가 그라운드와 덕아웃에서 함께 일궈내야 할 당면 최대의 과제다.

한화는 10일 다시 롯데를 만나며 선발 투수로 김민우(롯데는 노경은)를 내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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