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애플 창립자인 고(故) 스티브 잡스를 기리고자 세워졌 있던 추념비가 철거됐다. 잡스를 이은 애플 최고경영자(CEO)인 팀 쿡이 커밍아웃을 한 바로 다음날 벌어졌다.

지난 3일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정보기술연구 대학의 캠퍼스에 작년부터 세워져 있던 성인 키 높이의 추념비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철거됐다고 보도했다.

   
▲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뉴시스

대형 아이폰 모양으로 된 이 추념비는 터치 스크린 방식으로 학생과 행인들에게 잡스의 면면을 소개해왔다.

추념비를 세운 회사 측은 쿡의 '커밍아웃'과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드러난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정보수집 활동에 애플의 기기가 관련됐다는 점을 철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소수자들 사이에 동성애를 선동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을 집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동성애를 인권 문제로 인식하지 않고 있으며 법으로 동성애를 엄격하게 규제하는 국가 중 하나다.

앞서 잡스의 추념비가 철거되기 전날인 지난달 30일 팀 쿡은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 기고문을 통해 "내 성적 성향을 부인한 적은 없지만 이를 공개적으로 인정한적도 없다"며 "분명히 말하자면 나는 내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자랑스럽고 이는 신이 내게 준 선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마크 저커버그는 팀 쿡의 기고문을 팔로어들과 공유하면서 "진정하고 용기 있는, 그리고 진정한 리더가 무엇인지 보여준 팀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미디어펜=이미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