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여야 원내대표 회동 후 박병석 의장과도 3자대면 했지만...
입장차만 재확인, 뚜렷한 결과는 안 나와...박 "본회의는 내일"
[미디어펜=손혜정 기자]여야가 제21대 국회 원 구성을 두고 11일 신경전을 이어갔지만 뚜렷한 입장차만 보인채 합의 결과는 도출되지 못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민주당은 국정 발목 잡는 야당의 흥정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내일(12일) 오후 2시 본회의에서 긴급한 상황이 많아 일방적으로 상임위원장을 뽑겠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내일 이후 국회 상황이 파행에 이를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예측했다.

김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야당은 과거의 잘못된 관행만을 앞세우면서 국회의 조속한 가동을 막을 태세"라며 "지금 국민은 하루 버티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 (왼쪽부터)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박병석 국회의장·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사진=연합뉴스

그는 "5월 취업자 수가 40만명 가까이 줄며 3개월 연속 취업자 수가 감소하고, 실업률도 통계 작성 이래 최대수준"이라며 "고용지표는 코로나로 인한 고용충격이 얼마나 큰지 보여준다.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이 적기에 집행돼야 일자리를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 구성) 법정시한이 3일이나 초과했는데 통합당 눈에 국민의 급박한 처지는 보이지 않는지 많이 답답하다"며 "국회에 국민의 절박한 요구보다 우선되는 건 없다. 국민 삶을 지킬 시간에 상임위원장 배분만 따질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통합당이 상임위 명단을 제출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데 옳지 않다"며 "통합당은 국민보다 상임위 배분이 우선인 그런 정당이 아니길 바란다. 준법보다 당리당략이 더 중요한 야당이 아니라는 걸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또 김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원 구성을 조속히 마무리하겠다"며 오는 12일 상임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 개의를 강행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혔다.

이러한 민주당의 방침에 주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급하게 먹는 음식은 체하기 마련"이라며 "급할수록 차분하게 돌아보고 야당과 협치로 통할 때 국가적 어려움이 해결되지 힘으로 밀어붙이며 일방적으로 간다고 빨리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응수했다.

그는 "(정부여당은) 3차 추경을 빨리 해달라고 난리지만 정작 추경 내용을 보면 부실하기 짝이 없다"며 "대구시 코로나19 진압에 의료진이 많이 수고했고 그중 간호사의 역할이 지대했지만 대구시 간호사의 위험수당은 전혀 지급되지 않았다. 이것조차 이번 추경에 편성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 원내대표는 "또 코로나 사태 초기 (환자를) 타지역 병원으로 이송했던 버스 기사들의 임대료조차 전혀 지급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부는) 포스트 코로나 대책을 내놓겠다고 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빼놓고 아르바이트생들의 데이터입력 일자리(공공데이터 개방 일자리) 1000억원 추경이 급하다고 독촉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양당 원내대표는 이날 각 당의 회의를 갖기 전 원내대표 간 회동을 마친 후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의 3자 회동에도 참석했지만 뚜렷한 결과를 도출하지는 못했다.

박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의장실에서 김·주 원내대표를 만나 "오늘은 각 당이 양보할 수 있는 안을 내고 합의에 이르길 당부한다"며 "어떤 경우가 있어도 내일 본회의는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야 원내대표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김 원내대표는 통합당을 향해 "합의 과정이 시간끌기 용으로 활용돼선 안 된다"고 압박했고, 이에 주 원내대표는 "어느 상임위원장을 맡는지에 따라 배정표를 제출할 수 있는데 현재 상태에선 아무리 선의를 가지고 협력하려 해도 명단을 낼 수 없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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