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북미시장 추월한 글로벌 최대 보증범위
정의선 수석부회장, 추진력 강한 젊은 피 진면목
[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출범할 당시 대중들의 반응은 환영보다 의구심이 많았다. 가성비의 대중브랜드가 고급화를 선언한다는 것에 대한 비현실적이라는 의견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로 출범 6년째에 접어든 제네시스는 이같은 소비자들의 의구심에 역발상을 통해 내놓는 제품과 브랜드 전략이 큰 호응을 얻으며 새로운 고급브랜드로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이같은 제네시스의 핵심전략에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선언한 '인간중심의 진보'가 자리하고 있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시진=현대자동차그룹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제네시스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의 기출고(6월11일 이전)된 3.0 디젤에 대해 엔진 보증 범위를 10년 혹은 20만km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엔진의 경우 평생보증을 공언한 셈이다.

현대차의 과감한 결단 배경에는 제네시스의 다양한 브랜드 전략이 맞물렸다.

먼저 대중차 브랜드 현대·기아차와 달리 처음으로 시도한 고급차 브랜드인 만큼 제품에 대한 고객의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고위 경영진이 그만큼 국내 고급차 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다.

품질에 대한 자신감도 담겨있다. 앞서 현대차는 1990년대 초 엑셀과 프레스토를 앞세워 북미에 본격 진출한 직후 품질 혹평에 시달렸다. 심지어 미국에서는 현대차가 안좋은 차의 대명사로도 사용될 만큼의 이미지가 자리하고 있었다. 

이후 '낮은 품질의 값싼 현대차'라는 인식을 털어내기 시작한 건 2000년대 초 정몽구 회장이 품질경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하면서부터다. 고급차 후발주자로서 브랜드 이미지 구축도 절실했다.

100년 가까운 역사를 지닌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후발주자인 만큼 "선제대응이 절실하다"는 내부분석도 이번 결단을 부추겼다.

현대차는 지난 2015년 말 제네시스 브랜드의 출범을 알리고 차별화된 고급화 전략을 펼칠 것을 약속했다. 그 바탕에 있었던 것이 현재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기본이 된 '인간중심의 진보'가 있었다. 

'인간중심의 진보'는 지능형 안전 기반의 사람을 향한 혁신 기술, 편안하고 역동적인 주행 성능, 동적인 우아함을 지닌 디자인, 간결하고 편리한 고객 경험 등을 통해 경쟁 브랜드와 차별화를 골자로하고 있다.

가성비의 현대차를 고급화 전략의 제네시스로 승화시키기까지 기틀이 된 핵심 철학이었다. 이를 통해 기존의 소비자인식을 변화시키는 것도 필요했고 품질에 대한 믿음을 주는 것도 중요한 과제였다. 

더욱이 브랜드가 분리됐다고 해도 기존의 현대차 라인업이 아닌 새로운 브랜드의 새 차라는 것을 인지시키는 것이 필요했다. 현대차 제네시스 모델에서 새로운 브랜드로 분리된 만큼 이같은 작업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강력한 추진력을 중심으로 새로운 글로벌 인재영입과 차별화된 디자인과 상품성을 위해 노력해온 현대차그룹은 제네시스를 국내시장의 고급차 브랜드로 자리매김 시키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기존의 가성비의 현대차 이미지에서 탈피해 진정한 고급차 로 거듭나고 있다는 것. 

제네시스는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내실을 쌓아 세계 고급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견고히 하겠다"는 출범 당시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약속을 지키며 국내외 시장에서 입지를 굳혀왔다.

올해로 브랜드 출범 6년을 맞이한 제네시스는 제품라인업의 완성단계를 앞두고 있다. 출범식에서 공표했던 세단 G70, G80, G90과 SUV GV70, GV80, 쿠페까지 총 6가지 차종의 완전체를 내년 중에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제네시스는 2015년 첫 번째 모델이자 플래그십 모델 'EQ900'을 출시했고 2016년 기존 2세대 제네시스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을 G80로 선보였다. 이후 2017년 G70의 출시로 세단 라인업을 마무리와 브랜드의 저변확대로 입지를 굳히기 시작했다. 

올해는 첫 SUV GV80를 출시했으며 국산 고급SUV의 시작을 알렸고 하반기 GV70을 통해 시장에서 굳히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 제네시스가 국산 고급SUV시장의 포문을 연 GV80. /사진=미디어펜


제네시스는 차종마다 별도의 차명이 있는 현대차와 달리, 알파벳 'G'와 차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숫자가 조합된 '알파뉴메릭'을 명명에 활용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만큼 차명 체계도 글로벌에 맞춰 채택한 셈이다.

이런 제네시스는 글로벌 유수의 고급차와 동등한 입지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고급차로서의 높은 상품성은 인정을 받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벤틀리와 아우디 등 세계적인 럭셔리 브랜드 판매를 이끌어왔던 마크 델 로소 제네시스 북미담당 CEO는 "제네시스는 너무나도 멋있는 제품을 만들고 있다"며 "GV80의 승부는 미국에서 시작된다"며 강한 자신감을 표명한 바 있다. 

출범 만 5년 만에 글로벌 수준의 럭셔리 브랜드로 성장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 같은 제네시스를 만들어낸 저력을 바탕으로 현대차그룹은 기존 자동차 제조업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기업으로 영토 확장에 돌입하고 시대의 변화에 발을 맞춰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네시스라는 새로운 브랜드가 런칭된 후 짧은 기간안에 시장에서 입지를 굳힌다는 것은 놀라운 성과다"며 "더욱이 기존의 브랜드 이미지와 차별화된 고급차 브랜드로서 성과를 만들어 낸 것은 높이 평가 될 만 하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