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화 이글스가 18연패의 기나긴 어둠의 터널에서 벗어났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 지, 삼미 슈퍼스타즈의 최다연패 기록을 넘어서지는 않고 공동1위에서 연패를 멈췄다.

서스펜디드 게임이 결과적으로 한화의 연패 탈출을 도왔다. 한화는 전날(13일) 두산 베어스와 경기가 우천으로 중단돼 1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서스펜디드 경기에서 천신만고 끝에 9회말 노태형의 끝내기 안타로 7-6 승리를 거뒀다. 

   
▲ 사진=한화 이글스


이로써 한화는 지난 5월 23일 창원 NC 다이노스전부터 이어져온 지긋지긋했던 18연패를 끝냈다. 삼미 슈퍼스타즈와 함께 '공동'으로 역대 최다 연패 팀으로 남게 됐다.

전날 경기 중단 당시 상황 그대로 3-4로 뒤진 3회말 한화 공격부터 재개된 이날 경기는 접전이 이어졌다. 

한화는 4회말 2사 2루에서 최재훈이 우측 적시타를 때려 2루 주자 양성우가 홈을 밟으면서 4-4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자 5회초 두산이 김재환의 솔로포로 다시 5-4 리드를 잡았다.

한화는 7회말 역전극을 펼치며 승리 희망에 부풀었다. 1사 후 박한결이 볼넷을 골라낸 뒤 이용규의 몸에 맞는 볼로 1, 2루가 됐다. 정은원이 찬스를 놓치지 않고 우중간 2루타를 때려 주자 두 명을 모두 불러들이며 6-5로 역전했다.

승리가 보이자 최원호 감독대행은 8회초 마무리 정우람을 서둘러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두산도 쉽사리 물러서지 않았다. 8회초 박건우의 안타와 최주환의 고의4구로 잡은 찬스에서 이유찬이 1타점 적시타를 쳐 6-6 동점을 만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무승부면 한화의 연패가 이어질 수 있는 상황. 한화는 9회말 선두타자 이용규가 볼넷을 골라 찬스를 열었고 정은원의 1루 땅볼로 1사 2루가 됐다. 구원 등판한 두산 함덕주는 김태균을 고의4구로 거르고 호잉을 내야 플라이 처리해 2사 1, 2루가 됐다. 여기서 함덕주의 폭투가 나와 2사 2, 3루가 된 다음 노태형이 3-유간을 빠져 좌익수 앞으로 향하는 극적인 끝내기 안타를 터뜨렸다.

한화 선수들은 모두 덕아웃에서 뛰쳐나와 마치 포스트시즌 진출 확정이라도 된 것처럼 23일 만에 맛본 승리와 연패 탈출의 기쁨을 함께 누렸다.

   
▲ 사진=한화 이글스


한화 승리의 발판을 놓은 것은 중간계투로 등판해 혼신의 역투를 한 좌완 김범수였다. 김범수는 4회초부터 등판해 3⅓이닝 동안 57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1홈런) 3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막아냈다. 

김범수는 10일 사직 롯데전에서 1이닝 18구, 11일 롯데전 2⅓이닝 65구에 이어 이날 두산전까지 닷새 동안 3경기에 나서 무려 140개의 공을 던지며 팀 연패 탈출에 투혼의 공을 세웠다.

2이닝 1실점한 정우람은 블론세이브와 승리투수를 동시에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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