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급등 이유 없어 조정시 빚낸 투자자들 큰 손해 우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최근 국내 주가지수를 떠받치고 있는 일명 ‘동학개미’들이 스스로 정보를 탐색하는 스마트 투자를 하고 있는 가운데, 다른 한편에서는 특별한 이유 없이 주가가 폭등하는 묻지마식 투자 역시 횡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스닥 시장에서 주가급등 관련 조회공시 요구 건수가 급증했고, 빚을 내서 거래하는 신용거래융자 잔고 역시 두 달 가까이 증가추세를 지속 중이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스닥 시장에 별다른 이유 없이 주가가 폭등하는 종목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와 같은 경향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코스닥지수가 종가기준 428.35까지 떨어졌던 지난 3월 19일부터 현시점까지 이어지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3개월이 조금 안 되는 이 기간 코스닥 시장에서 주가 급등 관련 조회공시 요구건수는 총 48건에 달했다. 작년에는 같은 기간 11건의 건수가 있었음을 감안할 때 1년 만에 300%의 증가가 있었던 셈이다. 

심지어 주가급등 관련 조회공시 요구에 대한 답변으로는 ‘이유없음’이 전체의 75%인 36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외 ‘미확정’이 7건(14.6%), 답변시한이 아직 남았거나 답변을 하지 않은 건이 5건(10.4%)이다.

사유가 불분명한 주가급등의 주역은 개인투자자(개미)들로 지목된다. 최근 주가가 급등한 지엘팜텍, 우주일렉트로 등의 경우가 그렇다. 두 종목 모두 개인 매수세에 힘입어 주가가 최근 급등했다는 점, 주가급등에 특별한 이유를 찾지 못했다는 면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

최근 개인 투자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쇼크에도 불구하고 주식을 꾸준히 매수에 결국 수익권에 도달했고, 해외주식 투자에 직접 나서 꾸준한 수익을 내고 있기도 하다. 스스로 정보를 찾는 ‘스마트 개미’의 투자 내공이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위태로운 정황들도 목격된다. 기업들의 펀더멘털과는 아무런 관계없이 주가가 널뛰는 종목들이 그렇고, 이러한 투자행태에 ‘신용거래’가 다수 개입돼 있다는 지적 역시 그렇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개인이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로부터 빌린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 15일 기준 54거래일 연속 늘어났다. 이는 약 13년 만에 가장 긴 기록이다. 이로 인해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전 거래일보다 1970억원 증가한 12조 598억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가 12조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 2018년 6월 21일 이후 2년 만이다.

전문가들은 이유 없이 오른 종목은 이유 없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최근 개인들의 거래 패턴에 상당히 큰 리스크가 개입돼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코스피에서 우선주 급등사례가 많은데 이는 하락장의 징후로 언급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국내 증시가 다시 조정 장세에 진입할 경우 이유 없이 주가가 올랐던 종목들에 빚내서 투자를 한 개인투자자들은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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