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노수광은 '준비된 이적생'이었다. 갑작스럽게 트레이드 통보를 받고 3년여간 몸담았던 팀을 떠나 새 팀으로 합류, 곧바로 경기에 출전해 3안타 활약을 펼쳤다. 노수광의 이적 첫 발걸음은 그를 영입한 한화 입장에서는 일단 '성공작'이었다.

한화 이글스는 18일 SK 와이번스와 1대1 맞트레이드로 투수 이태양을 내주고 외야수 노수광을 영입했다. 꼴찌 한화나 9위 SK 모두 팀 분위기 쇄신을 위한 움직임이 필요했고, 당장 필요한 전력을 보충할 수 있는 트레이드를 단행한 것이다.

트레이드 당일 노수광은 분주했다. 오전 트레이드 통보를 받은 노수광은 인천에서 대전으로 이동했다. 한화가 준비한 새 유니폼을 입고 프로필 촬영과 간단한 이적 기자회견도 가졌다. 그리고 이날 LG 트윈스전에 곧바로 1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 사진=한화 이글스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을 다잡을 틈도 없이 새 소속팀에서 출전한 경기지만 노수광은 인상적인 이적 신고식을 치렀다. 이날 노수광은 5차례 타석에 들어서 3안타나 때려내고 득점 1개를 올렸다. 

한화가 이날 기록한 9안타 중 3분의 1을 노수광이 해결했다. 톱타자로서 확실한 눈도장을 찍은 셈. 노수광의 활약에도 한화가 7-9로 LG에 패해 이번 홈 3연전을 스윕패 당한 것이 아쉬울 뿐이었다.

한화가 노수광을 데려온 이유는 명확하다. 발빠르고, 외야 수비력을 갖췄고, 타석에서의 컨택 능력이 좋은 그를 리드오프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최원호 한화 감독대행은 "노수광과 정은원, 이용규 등 빠른 선수 3명이 앞에서 빠른 야구를 해주길 기대한다"고 직접적으로 희망사항을 밝히기도 했다.

장기적으로 이번 맞트레이드가 어느 팀에 더 유리한 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즉시전력감으로 볼 때는 한화가 우선은 남는 장사를 했다. 

이태양 역시 이적 당일인 이날 kt 위즈전에 중간 계투로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SK의 기대에 부응하는 피칭을 했다. 다만, SK 염경엽 감독은 이태양을 당분간 불펜 추격조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실제 이태양은 이날 SK가 2-5로 뒤진 6회초 등판해 추격조 역할을 잘 수행했다.

불펜 추격조든 톱타자든 두 팀 다 이해관계가 맞물려 성사된 맞트레이드지만, 노수광이 이적 첫 경기에서는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한화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해 5년만에 친정팀 유니폼을 다시 입은 때문인지 노수광에게 이글스 유니폼은 어색해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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