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엑스 취소 통보에 "대규모 행사 중 총회만 취소하는 것은 불합리"
   
▲ 서울시 용산구 한남3구역 모습./사진=미디어펜

[미디어펜=이다빈 기자]오는 2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 예정이던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 시공사 선정 총회가 무산 위기에 부딪혔다. 강남구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파 우려로 총회 취소를 통보했기 때문이다. 조합은 이를 수용하지 않고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강남구청은 17일 코로나19 전파 우려로 한남3구역 시공사 선정 총회에 집합금지명령을 내렸다. 조합은 애초에 21일 오후 2시 코엑스 그랜드볼룸과 오디토리움에서 시공사 선정 총회를 계획했다. 코엑스는 강남구청의 권고를 받아들여 조합 측에 대관 계약을 취소한다는 결정을 통보했다.

조합은 이미 과거 한 차례 총회를 미룬 경험이 있다. 조합은 올해 4월 예정됐던 시공사 선정 총회를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정부 방침으로 날짜를 연기시켰다. 지난해는 수주전에 뛰어든 건설사들의 불법 홍보 논란으로 시공사 입찰이 무산된 바가 있다. 

애초에 계획했던 일정보다 시공사 선정이 6개월 미뤄진 상황이다. 사업 지연되면서 조합의 사업비 부담 증가가 뒤따라와 조합원들은 재산 손실을 우려하고 있다.

한 조합원은 “총회가 지연되게 되면 시공사 선정 일정 자체가 뒤틀리며 몇 주가 지연 될지도 불확실하다"며 "조합 측에서 방역 지침을 잘 지키고, 조합원들도 마스크 필착에 안전거리를 유지하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남3구역 재개발 조합은 조합원 수만 3880명으로 총회 의결이 진행되려면 전체의 절반 이상인 1900여명이 참석해야 한다. 이에 총회를 3일 남겨둔 상황에서 다른 장소를 물색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조합은 당초에도 서울 용산구 효창운동장을 총회 장소로 정했다가 코로나19 전파 우려로 장소를 변경했다.

이에 조합은 강남구청의 명령 및 코엑스의 통보를 수용하지 않고 총회를 강행키로 했다. 조합 측은 지난 4일 진행된 1차 합동홍보 설명회도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방역 지침을 철저히 준수해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조합은 코엑스에서 진행하는 대규모 행사 중 한남3구역 총회만 불허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번 주말과 다음주 코엑스에서는 웨딩박람회, 베이비페어 등 불특정 다수가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가 예정됐지만 이미 모임을 진행한 바가 있는 특정인 대상의 총회를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설명이다.

한 조합 대의원은 "조합은 지난 총회와 마찬가지로 벌금을 내더라도 강행하기로 결정해 강남구청과 협의를 시도하는 과정이다"라며 "다수의 타 행사가 계획된 코엑스에서 불과 사흘을 앞두고 조합 총회만 취소를 통보하는 건 말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조합원들은 이날 코엑스에서 총회 불허 항의 모임을 가지는 등 강남구청과 코엑스의 방침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조합 측은 조합원들에게 "조합은 오로지 삼성동 코엑스에서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개최할 것이니 예정된 시간에 코엑스로 집결해 달라"라는 말을 전했다. 

수주전에 나온 한 건설사 관계자는 "조합의 사업비 부담이 늘어날 뿐 시공사 선정을 기다리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불이익이 없지만, 한번 지연된 사업이기에 수주전 피로감이 있다"며 "조합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남3구역 재개발은 기존 197가구를 5916가구 및 부대복리시설로 탈바꿈하며 공사비는 2조원, 총 사업비만 7조원에 달한다.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이 수주전에 뛰어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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