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준비한 전기차 기술력
선전노사 관계 산업계 모범사례
미래시장 가능성 여전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주주 마힌드라가 쌍용자동차의 유동성 위기 투자를 대신해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마힌드라의 투자계획 변경으로 쌍용차에 대한 신뢰도가 의심 받고 있다. 하지만 꾸준히 연구개발(R&D)투자를 해왔고, 미래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온 쌍용차에 대한 마힌드라의 신뢰가 여전히 두터운 상황이 재평가 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쌍용자동차 평택 공장 /사진=쌍용차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쌍용차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은 "쌍용차가 많은 노력을 들였으면 좋겠는데 지금으로선 충분치 않다"면서 '필사즉생 필생즉사'(죽으려고 하면 살 것이고 살려면 죽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사실상 노조도 희생에 동참해달라는 주문이다. 하지만 이미 쌍용자차 노사는 산업계에서 모범이 되는 사관계로 꼽히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해 9월부터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복지 중단과 축소 등 경영쇄신 방안에 합의했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전직원 임금·상여금 반납, 사무직 순환 안식년제(유급휴직) 시행 등 고강도 경영 쇄신책을 추진하고 있다. 사실상 노사관계에서 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경영쇄신을 진행중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쌍용차는 미래경쟁력확보를 위해 매년 매출액의 약 5%가량을 꾸준히 R&D분야에 투자해 내년 초 코란도 기반의 전기차 출시를 앞두고 있다.

쌍용차의 이같은 투자는 현대기아차의 2~3%수준과 비교하면 두배가량 많은 투자다. 금액적으로 따진다면 규모적으로 쌍용차가 현대기아차에 비해 부족하겠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기록이다.

이런 쌍용차의 꾸준한 노력에 마힌드라 역시 신뢰를 보여주고 있다. 쌍용차의 새로운 투자자를 찾겠다고 밝히며 수많은 이슈를 만들긴 했지만 세부적으로는 상호간의 신뢰는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마힌드라는 현재 코로나19위기로 창사 최초로 대출을 통한 유동성확보에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쌍용차에 대한 투자를 할 수 없게 되자 마힌드라의 다양한 플랫폼을 무상으로 제공해 경쟁력 확보를 위한 돌파구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 만으로는 부족해 좀 더 발전시킬 수 있는 새로운 투자자를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게 이번 신규투자처 찾기의 시발점이 됐다.

자칫 발을 빼는 것으로 보일 수 있는 상황이지만 공멸보다 상생을 위해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마힌드라의 이같은 행보는 쌍용차가 꾸준히 노력해 확보한 전기차 기술력과 함께 경쟁력 있는 상품성 모델들 때문이다.

이미 국내에서 큰 성공을 기록한 바 있는 티볼리부터 첨단 장비로 무장한 코란도와 매력적인 상품성을 보유하고 있는 플래그십 G4렉스턴까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라인업의 완전체 제품군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이 충분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앞서 쌍용차는 중국 전기차 업체인 송과모터스·국내 효림정공 등과 협력해 티볼리 KD판매와 플랫폼 기술협력에 대한 기본 계약을 체결했다. 3사는 이번 기본계약을 시작으로 향후 구체적인 세부 계약을 체결을 통해 다양한 모델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송과모터스는 쌍용차의 티볼리 일부 변경 모델을 이르면 올 연말부터 중국 현지공장에서 조립 생산한다. 송과모터스 측은 이를 중동 및 아프리카 등으로 수출할 계획으로 새로운 쌍용차의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 밖에도 마힌드라와 포드가 인도시장 공략을 위해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으며 쌍용차의 플랫폼을 공유할 수 있는 가능성도 아직 존재하고 있다. 당초대로라면 올해 말부터 가시화되는 프로젝트가 있을 전망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멈춰 있는 상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회사가 어려운상황에서도 꾸준히 미래에 투자를 이어온 쌍용차의 노력은 높이 평가할만하다"며 "특히 미래 핵심 전략이 될 전기차에 대한 투자로 결실을 만들어내는 만큼 신기술력 확보와 신차 출시 이후의 쌍용차는 새로운 시대를 기대할 수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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