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SK 와이번스와 한화 이글스가 올 시즌 동병상련의 처지에 놓여 있다. 툭 하면 연패 또는 긴 연패에 빠지며 순위표 바닥권에서 함께 놀고 있다. 두 팀의 또 하나 묘한 공통점, 바로 '날개'가 있는 팀이란 사실이다.

SK는 지난주 KIA, 키움과 6연전을 모두 패했다. 5월에 10연패까지 했던 SK는 최근 다시 6연패를 당하는 등 연패를 밥 먹듯이 하며 지난해 페넌트레이스에서 두산과 동률 1위에 올랐던 기세가 온데간데 없어졌다. SK는 12승 29패, 승률 0.293의 초라한 성적으로 9위에 머물러 있다.

한화는 지지난주 18연패까지 당하며 역대 KBO리그 최다 연패(삼미 슈퍼스타즈와 공동 1위) 불명예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지난주에도 LG에 3연패했고, NC와 1승2패로 겨우 1경기만 승리를 맛봤을 뿐이다. 10승 32패(승률 0.238)로 꼴찌에서 헤어나지 못한 한화다.

SK와 한화 두 팀간 승차는 2.5게임. 8위 kt와 비교해도 SK가 6게임 차, 한화는 8.5게임 차로 벌어져 있다. 

   
▲ 사진=SK 와이번스, 연합뉴스


와이번스(익룡)와 이글스(독수리)는 KBO리그 10개 구단 가운데 팀명 이미지에 '날개'가 있는 유이한 팀이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날개를 제대로 펴지 못한 채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모양새다.

두 팀의 부진은 투타 모두 바닥에 머문 기록에서도 잘 드러난다. 팀 타율이 SK가 2할3푼6리로 9위, 한화가 2할3푼3리로 10위다. 팀 순위와 팀 타율이 정확하게 일치한다. 팀 평균자책점에서는 SK가 그나마 4.71로 7위지만 한화는 6.01로 이 역시 꼴찌다.

현재 추세라면 두 팀이 '2약'으로 묶여 치열한 꼴찌 다툼을 펼쳐야 할 처지다. 두 팀은 끝내 반등하지 못하고 계속 바닥권 성적에 머무를 것인가.

SK는 투타 정비가 시급하다. 2경기만 등판하고 팔꿈치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닉 킹엄을 대체할 새 외국인투수도 영입해야 하고 최근 4연속 블론세이브로 고개를 떨군 마무리투수 하재훈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타선은 최근 조금씩 살아나고 있지만 장타력이 주무기였던 SK가 팀 홈런 34개로 8위(롯데 30개, 한화 24개)인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 개막 시리즈에서 부상을 당해 장기간 이탈해 있던 주전포수 이재원이 최근 복귀했지만 아직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는 고민도 있다.

한화는 긴 연패의 후유증으로 한용덕 감독이 사퇴하고 최원호 감독대행이 새로 지휘봉을 잡았지만 기본 전력 자체가 다른 팀에 비해 열세에 놓여 쉽게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유일하게 기존 3명의 외국인 투수와 모두 재계약을 했지만 믿었던 이들이 모두 컨디션 난조 또는 부상으로 제몫을 못하고 있다. 선발 투수진은 줄줄이 붕괴됐고, 김태균 송광민 이성열 등 베테랑 타자들은 동반 슬럼프에 빠져 투타가 너무 무기력하다.

SK와 한화는 지난 18일 외야수 노수광과 투수 이태양을 서로 맞바꾸는 트레이드를 실시했다. 취약한 전력을 조금이라도 보강하기 위한 자구책이었고, 이적 후 두 선수는 나름 새 팀에 기여를 하고 있다. 그렇지만 팀 분위기를 단번에 살릴 정도로 둘의 비중이 크지는 않다.

SK와 한화가 일찍 '2약'으로 굳어지는 것은 아직 30%도 소화하지 않은 시즌 잔여 일정을 감안할 때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두 팀은 반등을 위해 어떤 비책을 내놓을까. 익룡과 독수리가 꺾인 날개를 펴고 다시 날아오르겠다는 몸부림이라도 보여주는 것, 속상해 있는 팬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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