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국내 복귀를 노리는 강정호(33)가 사죄 기자회견을 하면서 은퇴한 박한이(41)가 다시 화제에 올랐다. 같은 음주운전(음주운전의 질은 다르지만)을 했는데 강정호는 사죄하면서 복귀하려고 하고, 박한이는 사죄 후 책임을 지고 은퇴하는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강정호 자신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강정호는 23일 오후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 국내에서 저지른 음주운전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한 번만 더 야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며 읍소했다.

강정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말하는 게 서툴다며 미리 준비해온 사과문을 읽었다. 그는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었고, 얼마나 큰 잘못을 했으며, 얼마나 반성하고 있는지 밝히며 여러 차례 사과했다. 앞으로 기부도 하고 봉사활동도 하면서 뉘우치며 살테니 야구를 다시 할 수 있게 한 번만 기회를 달라고 읍소도 했다.

이어진 취재진의 질의와 강정호의 응답 시간에 박한이의 이름이 나왔다. 음주운전으로 은퇴한 박한이를 생각해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 강정호는 "많은 생각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형평성을 놓고 볼 때 (팬들의 자신에 대한 비난과)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음주운전 이후 행보에 있어 형평성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 어떤 말도 보태기 어려웠던 강정호는 "다시 한 번 사죄드린다"며 고개를 조아렸다.

   
▲ 피츠버그에서 뛸 때의 강정호와 삼성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의 박한이. /사진=피츠버그 파이어리츠 SNS, 삼성 라이온즈


강정호는 2016년 12월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냈고, 이전 두 차례나 더 음주운전 적발 경력이 있음이 드러났다. 강정호는 법원으로부터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는데 이번에 국내 복귀를 시도하면서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는 유기실격 1년, 봉사활동 300시간의 징계를 받았다. 즉 강정호는 국내 구단과 계약을 맺고 1년이 지나면 그라운드로 돌아올 수 있게 된 것이다.

박한이는 지난해 5월 오전 자녀를 등교시키기 위해 운전을 하다 접촉사고를 냈는데, 전날 밤 마신 술이 덜 깨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음주운전(이라기보다는 '숙취 운전')을 한 박한이는 "어떠한 이유로도 내 스스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은퇴하기로 했다"며 전격적으로 은퇴했다. 박한이는 추후 KBO리그로부터 90경기 출전정지와 180시간 봉사활동 징계를 받았는데, 은퇴로 출장정지는 의미가 없어졌지만 180시간 봉사활동은 성실히 다 이행했다.

야구팬들이 이번 강정호의 국내 복귀 시도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는 주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박한이와 비교 또는 형평성 문제 때문이다. 

음주운전 사안 자체의 경중을 놓고 볼 때 세 차례나 음주운전을 범하고 뺑소니 시도까지 했던 강정호와 음주 상태로 곧바로 운전을 한 것도 아니며 다음날 오전 자녀 등교를 위해 차를 몰았던 박한이는 분명 큰 차이가 있다. 강정호는 아직 한창 뛸 나이이고, 박한이는 은퇴가 가까워져 있던 나이라는 점을 참작(?)한다고 해도, 야구로 팬들의 사랑을 누렸던 두 선수의 행보에는 이렇게 큰 차이가 있다.

스스로도 형평성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했듯 강정호는 그저 사죄드린다는 말밖에 따로 할 말도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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