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시 사업자간 로밍 인프라 구축
단말 조작 없이도 4G·5G 서비스 연결
   
▲ 통신재난 시 이동통신 로밍 시행 절차. /사진=SK텔레콤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앞으로 화재나 지진 등으로 통신사에 재난이 일어나도 다른 통신사의 망을 이용해 음성과 문자·카카오톡 등 서비스를 끊김 없이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와 함께 25일 SK텔레콤 분당사옥에서 '이동통신 재난 로밍 시연행사'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동통신 재난 로밍은 재난으로 특정 통신사의 기지국이 손상될 경우 다른 통신사의 망을 활용해 통화할 수 있는 서비스다.

통신재난이 발생하면 과기정통부 장관은 해당 지역에 로밍을 허용하고 경보를 발령한다. 이용자들은 경보 발령 이후 약 1시간 내로 통신재난을 겪지 않은 통신사의 망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4G(LTE)와 5G 이용자는 재난이 발생하지 않은 통신사의 4G망을 통해 서비스를 받는다. 이용자들은 따로 단말기 교체나 조작 없이 이동통신 재난 로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3G는 재난이 발생하지 않은 통신사의 대리점에서 유심을 구입하고 착신전환 서비스를 적용해 전화를 받을 수 있다. 재난이 종료된 후 재난발생 통신사에 유심 비용과 요금을 청구하면 보상받을 수 있다.

이통3사는 이를 위해 각사별로 약 100만 회선을 수용할 수 있는 재난 로밍 전용망을 구축했다. 통신 재난이 발생하면 재난통신사의 사업자식별번호를 재난이 일어나지 않은 통신사의 기지국에서 송출해 해당 단말기에 로밍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날 시연은 재난으로 KT와 LG유플러스 기지국이 손상된 상황을 가정해 SK텔레콤 기지국에 KT와 LG유플러스 단말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시연에서 KT와 LG유플러스의 단말이 통화권을 이탈한 뒤 SK텔레콤 망에 접속하자 두 개의 단말 하단에는 'SK텔레콤'이라는 글자가 표기됐다. 또 단말 오른쪽 상단에는 LTE 표시가 떴다.

이들 단말로는 통화와 문자·카톡을 할 수 있었고 카드 결제도 가능했다.

장석영 과기정통부 2차관은 "이동통신 로밍이 재난 시 이동통신서비스 안정성을 한 차원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재난은 사후 복구보다는 예방하는 것이 최선인 만큼 통신망 안전관리에 더욱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강종렬 SK텔레콤 ICT 인프라센터장은 시연회에서 "지난해부터 통신3사는 재난로밍 서비스를 위해 시스템 개발과 망 연동 등 과정을 거쳐왔다"며 "평소에는 중요성을 잘 못 느끼지만 없으면 살 수 없는 공기처럼 통신도 언제 어디서나 가장 중요한 사회 안전망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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