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 입대 불허되자, 탈영병 군번으로 편법 참전...스승과 동료학생 208명 전사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인천광역시 중구 용동에는 용동 큰 우물 먹거리촌이 있다. 이 곳의 대표 음식은 서민의 벗인 칼국수.

먹거리촌 입구에 있는 건물에 이색적인 공간이 있다. 바로 '인천 학생.스승 6.25 참전역사 기록관'이다.

   
▲ '인천 학생.스승 6.25 참전역사 기록관' 안내문 [사진=미디어펜]


이 기록관의 주인공은 이경종씨다.

이씨는 전쟁이 터지자, 당시 인천상업중학교 3학년이던 16세의 나이에 조국과 고향 인천을 지키기 위해, 1951인 1월 군 입대를 자원했다.

그러나 나이가 너무 어려 입대 불허 판정을 받았다. 그러자 '탈영병'의 군번을 편법으로 받아, 결국 입대에 성공한다.

그리고 그 해 6월 7일 국군 수도사단의 강원도 향로봉 전투 등, 여러 전장을 누볐다.

그가 전쟁이 휴전으로 끝난 후인 1953년 9월, 19살이 되어 비로소 자신의 정식 군번을 부여받게 되자, 만감이 교차돼 많이 울었다고 한다. 

이씨는 스승과 동료학생 208명의 '전사' 소식도 들어야 했다.

모교인 인천상업중의 심선택 선생님은 시흥보병학교를 거쳐 해병 소위로 임관, 함경남도 마한령 전투에서 24살 꽃다운 나이에 전사했다.

김탁수.윤수씨 형제는 인천에서 부산까지 20일을 걸어가서 자원 입대, 동생은 숨을 거두고 형만 고향에 돌아왔고, 한 동네에 같이 살던 친구 4명은 의기투합, 같이 부산으로 걸어가 입대하고 참전, 1명만 살아남았다.

이경종씨의 같은 동네 2년 후배였던 조순범씨는 1952년 12월, 강원도 용부리전투에서 16세 어린 나이로 눈을 감았다.

1954년 12월, 남들은 이제 군대에 가기 시작할 나이인 20세에 제대한 이씨는 최종 학력이 중졸이지만, 조국을 지키기 위한 희생에 후회는 없었다.

오히려 1996년부터 스승과 인천출신 학생들의 참전역사 발굴작업에 매진했다. 용동에 있는 기록관이 그 성과다.

지금 이 기록관은 아들인 이규원 치과원장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규원씨는 기록관 운영에 그치지 않고, 머나먼 아프리카에서 이역먼리 이 땅으로 달려와 피를 흘린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을 물심 양면으로 돕고 있다. 해마다 1000만원을 생존 참전용사들에게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자의 뜻은 다시 손자인 이근표 이규원 치과 부원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들 3대는 이렇게 대한민국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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