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이성곤(28)이 홈런 한 방으로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이성곤은 26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0-0으로 맞서던 6회초 호투하던 롯데 외국인 에이스 스트레일리로부터 우중간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프로 데뷔 7년차에 맛본 첫 1군경기 홈런이었다.

백업 요원인 이성곤은 이날도 선발 라인업에 들지 못했지만 7번타자로 선발 출전했던 박계범이 허리 통증을 호소해 1회말 수비 때 교체 투입됐다. 3회 첫 타석에서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던 이성곤은 6회 선제 솔로포를 터뜨렸고, 7회 중전 안타를 때려 멀티히트를 기록한 뒤 대주자 최영진과 교체돼 물러났다. 

   
▲ 사진=삼성 라이온즈


삼성은 이날 롯데와 연장 10회까지 접전을 벌인 끝에 6-4로 이겼다. 삼성의 승리에 이성곤이 발판 하나는 놓은 셈.

이성곤이 주목 받은 것은 물론 뒤늦은 데뷔 첫 홈런 때문. 경기고와 연세대를 거쳐 2014년 두산에 2차 3라운드(전체 32순위)로 지명돼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성곤은 경찰청 입대 등으로 1군에서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한 채 2017시즌 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삼성으로 이적했다. 삼성 유니폼을 입은 후에도 2군과 백업을 오가며 주전과는 거리가 먼 세월을 보냈다. 

그랬던 이성곤이 인상적인 첫 홈런을 때려냈으니 스스로도, 동료들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성곤에게 더욱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진 것은 그가 스타플레이어 출신 이순철 해설위원의 아들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마추어 시절에도, 프로 입단할 때도 이성곤에게는 '이순철의 아들'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대를 이은 프로야구 선수로 야구팬들의 관심을 많이 받았지만 기량을 꽃피우지 못해 점점 관심권 밖으로 멀어졌다.

그랬던 이성곤이 데뷔 첫 홈런 신고로 팬들과 언론에 다시 이름이 거론됐으니 아버지 이순철 해설위원도 상당히 기뻤을 것이다.

이성곤을 더욱 주목해야 할 이유는 사실 첫 홈런보다는 예전과 다른 올 시즌 행보다. 

그는 여전히 주전 확보를 못하고 주로 백업으로 뛰고 있지만, 이번 시즌에는 벌써 13경기나 출장했다. 1군 출장이 가장 많았던 지난해 13경기와 같아진 것.

특히 4할대 고타율에 눈길이 간다. 이날 2안타를 쳐 이성곤의 시즌 타율은 4할1푼7리(24타수 10안타)가 됐다.

타석수가 아직 상당히 적긴 하지만 지난해 13경기서 기록한 타율 1할7푼9리(28타수 5안타)와 비교하면 놀라운 성적이다.

개인적으로도 상당히 의미가 있는 고타율이다. 4할대 타율로 타격감에 물이 오른 선수를 벤치에 계속 앉혀두지는 않을 것이다. 그만큼 이성곤의 출장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

좋은 타격감에 첫 홈런으로 자신감까지 장착한 이성곤이 앞으로 어떤 활약을 펼칠지 야구팬, 그리고 이순철 해설위원의 관심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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