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이성곤(28·삼성 라이온즈)과 이정후(22·키움 히어로즈)가 27일 경기에서 각자 맹활약을 펼치며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이날은 '스타 2세의 날'이나 마찬가지였다.

이순철 해설위원의 아들인 이성곤은 27일 롯데 자이언츠와 사직 원정경기에서 홈런 포함 3안타에 2타점 2득점 활약으로 삼성의 6-1 승리에 일등공신이 됐다. 2회최 터뜨린 선제 솔로홈런이 그대로 결승타가 됐는데, 전날(26일) 롯데전에서 프로 데뷔 첫 홈런을 때린 데 이어 2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뿐만 아니라 이성곤은 3회초 2사 1, 3루 찬스에서는 적시타를 쳐 달아나는 타점을 올렸고, 6회초에는 2루타를 치고나가 후속 김동엽의 안타 때 홈을 밟았다. 홈런-단타-2루타를 차례로 쳐 사이클링 히트까지 기대됐지만 8회초 마지막 타석에서 내야 뜬공으로 아웃된 것이 아쉬울 따름이었다.

   
▲ 사진=삼성 라이온즈, 키움 히어로즈


이종범 전 코치의 아들 이정후는 이날 KIA 타이거즈와 고척돔 홈경기에서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안타를 하나밖에 못 쳤지만 그게 바로 키움의 2-0 승리를 이끈 결승 3루타였다. 키움 요키시(8이닝 무실점), KIA 양현종(6이닝 2실점) 두 에이스 투수가 맞붙어 팽팽한 투수전으로 전개된 이 경기에서 키움의 2득점을 이정후의 방망이가 해결한 것.

이정후는 3회말 2사 1, 2루에서 양현종의 공을 잡아당겨 우익수 옆으로 빠지는 3루타를 터뜨리며 두 명의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시즌 3번째 3루타가 천금의 결승타가 됐다.

이성곤과 이정후의 프로 데뷔 후 활약이나 현재 위상에는 차이가 크다. 대졸 유망주였던 이성곤은 그동안 기량 뱔휘를 못했고 주로 백업과 2군을 오갔다. 7년차가 된 올해에서야 타격에 물이 오르면서 1군 출전 기회도 많아졌고 26, 27일 연속 홈런도 터뜨렸다. 14경기 출전해 타석수가 적긴 하지만 타율이 4할6푼4리(28타수 13안타)나 될 정도로 타격감이 좋다.

이정후는 고졸 신인으로 데뷔했을 때부터 신인왕을 꿰찼고 4년차가 된 올해까지 꾸준히 리그 정상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타율 3할7푼9리(182타수 69안타)로 타격랭킹 1위로 나섰으며 출루율도 1위(0.440)를 지키고 있다. 홈런을 7개나 때렸고 2루타 20개(1위), 3루타 3개(공동1위) 등으로 장타율 4위(0.637)에 랭크돼 장타력도 갈수록 향상되고 있다.

잘 알려진 대로 이순철 해설위원과 이종범 전 코치는 프로야구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다. 이순철 해설위원은 1985년 프로 데뷔해 1980~90년대 해태(KIA 전신) 타이거즈 전성기 왕조를 이끌었던 주축 멤버였다. 이종범 전 코치는 1993년 해태에서 데뷔해 KIA를 거치며 '바람의 아들'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특급 스타였다. 1993~1997년에는 나란히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함께 생활한 선후배 사이다.

이정후는 데뷔 때부터 천부적 재능을 뽐내며 소속팀을 넘어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성장해 아버지를 능가할 선수로 주목받고 있다. 이성곤은 아버지의 명성에 한참 못미치는 긴 부진의 시간을 견뎌온 끝에 드디어 올 시즌 잠재돼 있던 '야구 DNA'가 꿈틀대기 시작했다.

선수로서 걸어온 길은 다르지만 '스타 야구 선배'를 아버지로 둔 이성곤과 이정후가 같은 날 야구기사 헤드라인을 장식할 활약을 펼치며 '스타 2세' 성공 스토리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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