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가짜뉴스' 지적하지만 내부에서는 '공정성' 거론
남북단일팀‧조국 때와 유사 "쉽게 사그라들 것 같지 않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더불어민주당이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논란을 두고 혼란을 겪고 있다. 특히 이번 인국공 사태가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한 ‘공정성’이 핵심이기 때문에 당 내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일단 인국공 사태의 원인으로 ‘가짜뉴스’를 지목하고 있다. 사실 왜곡으로 인한 오해가 중폭됐다는 주장이다.

설훈 최고위원은 2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억측과 가짜뉴스라고 하기까지는 그렇지만 증폭된 측면이 있다”면서 “최저임금으로 자영업자와 아르바이트생 간 갈등과 비슷한 상황이다. 사실관계가 정확히 전해지면 이 상황은 정리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설 최고위원은 “취업준비생들의 채용 기회가 줄어들었다는 이 이야기는 사실과 다르다”며 “작은 문제를 갖고 자꾸 크게 보도를 만들어내고 심지어 가짜뉴스까지 동원해 갈등을 자꾸 부풀려나가는 이 구조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당 내부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한 청년들의 분노가 “공정함을 잃은 것에 대한 저항”이라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이원욱 의원은 지난 2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청년들의 분노를 ‘그들의 일자리를 빼앗긴 것에 대한 문제’, 즉 이해관계의 문제로 보는 것은 본질을 보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모든 것이 불안하기만 할 청년이 그나마 바라는 것은 공평과 공정”이라면서 “청년이 주장하는 것은 '나의 일자리' 문제를 떠난 공정함의 문제이고 정부의 노동정책이 제대로 가고 있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김해영 최고위원도 지난 26일 “우리 사회 격차가 점점 확대되면서 공정성에 대한 요구 역시 커졌다”며 “때문에 공공기관 비정규직 전환 시 구체적인 전환 방법에 대해서는 섬세한 접근이 요구 된다”고 말했다.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사진=연합뉴스

‘공정성’ 이슈는 정부와 여당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이다. 이미 두 차례나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출렁인 경험이 있다.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이 밝혀지면서 올림픽 출전을 위해 땀 흘린 선수들에게 출전기회가 줄어드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시 이낙연 국무총리의 “여자 아이스하키가 메달권에 있거나 그렇지는 않다. 우리 선수들에게도 그다지 큰 피해의식이 있지 않다”는 발언은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조국 사태도 마찬가지다. 딸의 논문저자 등재 과정이나 아들의 인턴 경력 적법성 등 조국 전 장관이 과거 자기 자녀를 편법으로 대학에 진학시켰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청년세대를 중심으로 ‘불공정에 대한 분노’가 확산됐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정부‧여당의 ‘공정’과 청년들이 바라보는 ‘공정’이 다소 시각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면서 “청년층이 가장 민감하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취업 문제와 맞물린 만큼 이번 사태가 쉽게 사그라들 것 같지는 않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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