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금융당국이 최근 연이어 문제가 되고 있는 사모펀드 업계에 대한 ‘전수조사’에 이번 주부터 돌입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한국거래소·예금보험공사 등 유관 기관들과 조사 방식과 일정 등을 논의하는 합동점검회의를 개최하며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한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이르면 이번 주 중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사모펀드 업계 전반에 대한 조사 작업에 돌입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최근 "자본시장의 신뢰 회복 차원에서 잘못된 부분이 있는지 전체적으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이후 실질적인 조치가 이뤄지는 것이다.

   
▲ 사진=연합뉴스


우선은 한국거래소·예금보험공사 등 유관 기관들과의 합동점검회의가 선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의에서 전수조사의 방식이나 일정 등이 논의되면 운용사 약 230개사가 운영하는 1만여 개의 사모펀드에 대한 조사가 시작될 전망이다.

업계의 모든 회사와 모든 펀드를 조사하는 이번 작업에서는 이른바 ‘4자 교차점검’이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즉, 자산운용사, 판매사, 주식·채권 등 유가증권 보관과 매매를 담당하는 수탁사, 펀드 기준가·수익률을 산정하는 사무관리사의 자산·서류 내역이 일치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현행법상으로는 운용사가 수탁사에 내린 운용 지시와 사무관리사에 전달한 운용 내역이 달라도 이를 확인하고 교정할 방법이 부재하는 형편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의 경우 이러한 ‘공백’을 빌미로 서류를 위·변조하는 사기행각을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금감원 검사를 받고 있는 옵티머스자산에서 세간의 의혹대로 ‘사기’ 혐의가 확인될 경우 검찰 통보가 이뤄질 전망이다. 금감원은 옵티머스 운용의 사무관리사인 한국예탁결제원, 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NH투자증권에 대해 현장검사도 진행한다.

이른바 ‘라임 사태’가 한참 진행되고 있을 때까지도 ‘안정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으며 팔려나간 옵티머스운용 펀드는 NH투자증권에서 4407억원어치 팔린 것을 비롯해 한국투자증권(677억원)·케이프투자증권(207억원)·대신증권(45억원)·한화투자증권(19억원) 등에서 총 5355억원 규모의 매출을 냈다.

한편 이번 4자 교차점검에서 ‘요주의’ 판정을 받는 운용사에 대해서는 당국의 현장 검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워낙 회사도 많고 조사해야 할 표본이 많다 보니 이번 전수조사에는 수년간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면서 “같은 업계에서 반복적으로 문제가 터진 만큼 처벌수위 강화는 불가피한 수순”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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