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배정 상임위원 일괄 사임계냈으나 대여투쟁 난망
"통합당은 '다치는 모습'으로 동정론 호소해야" 견해도
[미디어펜=손혜정 기자]더불어민주당이 거대여당의 힘을 과시한 가운데, 미래통합당은 독주를 막을 마땅한 대안이 없어 고심 중이다. 이런 가운데 당내 중진들 사이에선 '의원직 총사퇴' 카드를 일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은 이날 박병석 국회의장이 상임위원을 강제 배정하자 전원 사임계를 제출하는 등 '보이콧'을 선언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국회에는 당분간 참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최형두 통합당 원내대변인도 "상임위 강제 배정은 개별 헌법기관인 국회의원 권한과 유권자 뜻을 한꺼번에 짓밟은 폭거"라며 "당연히 사임계를 낼 텐데 의장이 사임계조차 받아들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와 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 계단에서 국회의장의 강제 상임위 위원 배정과 상임위원장 일방 선출에 항의 하는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미래통합당

또한 통합당은 향후 대북정책과 정의기억연대 전 이사장 윤미향 민주당 의원의 횡령 의혹, 3차 추가경정예산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문제 등을 두고 강력 대여투쟁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통합당은 이날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대책 마련에 고심했지만 결국 민주당의 책임을 부각시키고 국민 여론전을 호소해야 한다는 방향 외엔 뚜렷한 묘안을 도출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통합당은 과거 황교안 전 대표 체제 시절처럼 삭발·단식·집회 등 '장외 투쟁'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내 일각에선 '의원직 총사퇴'를 거론하는 목소리도 제기되는 분위기다.

통합당의 한 중진 의원은 '미디어펜'에 "중진들은 뱃지 다 내려놓고 사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들을 하고 있다"며 뚜렷한 해법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했다. 

다만 당내 비율이 높은 초선의 입장을 고려할 때 아직까지 당론으로 부각되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통합당 의원 103명이 사퇴하면 재적 의원 수가 197명이 되므로 '국회의원 수는 법률로 정하되 200인 이상으로 한다'는 헌법 제41조에 의거, 국회를 해산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국회의원이 사직서를 제출한다고 곧바로 처리가 되지는 않을뿐더러 본회의 표결 또는 국회의장의 허가 등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일각에선 통합당 소속 의원이 사퇴 처리되지 않더라도 '뱃지를 내려놓겠다'는 의지라도 피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한편으론 '거여 폭주'에 당하는 '피해자' 이미지라도 구축해 동정론을 형성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미디어펜'에 "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 다 가져가고 통합당은 '피해자' 입장과 이미지로 국민들에게 호소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도 조언을 남겼다.

이종근 시사평론가도 "통합당으로서는 실리를 다 잃었지만 명분은 유지해야 한다"면서 "다만 당이 계속 갈 수 있느냐는 지지율이 좌우할 것"이라고 말해 여론 호소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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