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코로나19로 인해 해외시장 위축…기술력 확보 우선
   
▲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사진=현대엔지니어링
[미디어펜=유진의 기자]"건설시장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해 신성장동력과 스마트 건설기술을 확보해야 합니다."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은 신년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김 사장은 '글로벌 엔지니어링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 신시장 진출 확대, 스마트 건설기술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김 사장이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주택사업 보다도 해외사업과 함께 스마트 기술에 초점을 맞췄다는 분석이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본격적으로 스마트 건설 기술 확보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선 김 사장은 올해 3월 비정형 건축분야에서 혁신적인 스마트 건설 기술을 확보하고 시장 선점에 나섰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삼표와 손잡고 초고성능 콘크리트(UHPC)를 재료로 철근 적층형 3D 프린팅과 거푸집 제작에 로봇을 활용한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관련 특허도 출원했다.

해당 시공 기술은 금속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구조물 형상에 따라 철근을 비정형 형태로 제작할 수 있다. 6축 다관절 로봇이 EPS(스티로폼)를 절삭, 밀링 가공해 오차를 최소화한 거푸집을 제작하게 된다. 철근과 거푸집 제작 과정은 3D GUI(Graphic User Interface)를 통해 모니터링하고 전체 공정의 시공과정은 BIM 기술을 이용해 쉽게 파악 가능하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스마트 건설기술을 이용해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고강도 비정형 건축물 제작 역량을 확보했다"며 "개발된 기술을 이용해 비정형 고강도 PC 외장재와 공동주택 문주 특화 시공 등 당사 특화 상품개발과 적용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글로벌 플랜트 엔지니어링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엔지니어링 센터 2025년도 비전'도 선포했다. 해외수주 시장에서 기본설계, 상세설계, 타당성 조사 등 기술 역량을 강화해 시장 진출로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달에는 '2025 스마트 건설 기술 로드맵'을 수립했다. 이를 위해 올해 건축사업본부내 기술연구소를 스마트 건설 기술 선도 조직으로 개편하고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담당 인력을 편입해 인공지능(AI)·빅데이터·3D 스캔·드론 기술 분야의 전문 인력도 보강했다.

이와 함께 스마트 건설 기술을 △건설 자동화 △OSC(Off-Site Construction) △스마트 사업 관리 △스마트 현장 관리 등 4개 영역으로 구분해 스마트 건설 기술 개발, 도입에 힘을 아끼지 않고 있다.

김 사장은 조직 및 인력강화를 통해 현대엔지니어링의 스마트 건설 기술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모회사 현대건설과 주택 사업영역이 겹쳐 주택 사업을 확장하기엔 한계가 있어 건설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또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해외시장이 위축된 만큼 코로나 사태가 종식될 때까지 기술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대형 건설사들이 해외 먹거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국내 주택시장에 눈을 돌릴 때 김 사장은 취임한 이후부터 해외서 굵직한 사업지만을 따내고 있다"이라며 "또 향후 해외시장을 텃밭으로 삼기 위해 기술 확보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김창학 사장은 1960년생으로 고려대 기계공학과를 나왔다. 현대엔지니어링 화공 Cost P&M실장, 화공사업수행사업부장을 거쳐 화공플랜트사업본부장으로 승진했다.

2017년 2월 부사장에 오른 그는 2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상무에서 사장까지 5년 만에 고속 승진의 길을 걸었다. 특히 김 사장은 현대차그룹이 3월 임원 수시인사제도를 도입한 뒤 처음 임명한 계열사 대표이기도 하다.
[미디어펜=유진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