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YTN 방송 캡처


[미디어펜=이동건 기자]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 故 최숙현 선수가 소속팀 감독과 선배들로부터 가혹 행위를 당한 정황이 드러났다.

YTN은 1일 오후 최숙현 선수의 녹취록을 입수해 보도했다. 고인은 전 소속팀 경주시청에서 수년간 상습적인 폭행과 괴롭힘, 갑질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된 녹취록 속 경주시청 철인 3종 팀 관계자는 "운동을 두 탕을 하고 밥을 한 끼도 안 먹고 왔는데 (몸무게가) 쪄 있잖아. 8.8일 때 너는 무슨 생각을 했니?"라고 질타했고, 최숙현 선수는 "물을 너무 많이 마셨다고..."라고 답했다. 이에 관계자는 "네 탓이잖아? 3일 굶자! 오케이? 잘못했을 때 굶고 책임지기로 했잖아?"라며 최숙현 선수를 몰아붙였다.

또한 녹취록에는 최숙현 선수가 폭행당한 상황도 적나라하게 담겼다. 관계자는 "이리 와, 이빨 깨물어! (찰싹) 야! 커튼 쳐. 내일부터 너 꿍한 표정 보인다 하면 넌 가만 안 둔다, 알았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 사진=YTN 방송 캡처


최숙현 선수의 체중이 늘자 빵 20만 원어치를 억지로 먹이게 한 후 먹고 토하고를 반복한 일도 있다고. 최숙현 선수의 훈련 일지에는 '비 오는 날 먼지 나게 맞았다', '체중 다 뺐는데도 욕은 여전하다', '하루하루 눈물만 흘린다', '차에 치이든, 강도가 찌르든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수백 번 머릿속에 맴돈다' 등 괴로움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고인은 올해 초 팀을 옮긴 뒤 대한체육회에 진정서를 보냈다. 하지만 아무런 사후 조치도 없었고, 최숙현 선수는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마지막으로 호소했다. 그는 모친에게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지난달 26일 투신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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