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지난 3월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불거지면서 ‘구원투수’로 투입된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대표가 어느덧 지난 2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사태는 여전히 당국의 조사와 피해자들의 소송 등 어려운 국면을 지나고 있는 가운데 이 대표는 ‘조직개편’ 승부수를 띄우며 잃어버린 고객 신뢰회복에 나섰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 2일로 취임 100일을 맞았다. 올해 3월 취임한 이 사장은 취임 당시 고객신뢰 회복 직원역량 강화에 집중 투자 전문성강화를 통한 동반성장 달성 등을 목표로 내걸었다. 

   
▲ 사진=연합뉴스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과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사태가 겹치면서 회사 안팎이 어지러운 와중에 취임한 터라 이 사장의 목표는 성장보다는 ‘수습’에 집중될 것으로 보였다. 실제로 취임 이후 3개월 남짓한 시간동안 이 대표는 신한금투의 ‘체질개선’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일단 라임사태 수습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추진됐다. 하지만 사태는 계속 확대되는 모양새를 보였다. 신한금융투자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임원이 라임자산운용 펀드 부실을 은폐하고 투자자들에게 상품을 판매한 정황이 나와 ‘공범의혹’이 제기된 점, 신한금융투자의 라임펀드 판매액이 3248억원으로 증권사 최고액인 점 등은 소비자들에게 부정적인 사인으로 읽힐 수밖에 없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달 이사회에서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로 발생한 고객 손실에 대해 최대 70%(폐쇄형기준)의 손실보상안을 결정했다. 이는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책임경영’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인식됐다. 라임 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해 판매사가 자발적으로 손실 보상에 나선 것은 신영증권에 이어 신한금투가 두 번째 사례였다.
 
아울러 이 사장은 이번에 문제가 된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부서의 사업 범위를 축소시켰다. 운영리스크 전담조직을 신설하는 등 조직 개편도 단행됐다. 금융상품 관련 절차는 ‘소비자보호 강화’를 테마로 재정비됐다.
 
전반적인 상품관리 프로세스에도 변화가 생겼다. 직원들을 평가하는 성과평과지표(KPI)에 금융상품 수익 항목을 없앤 점이 일단 눈에 띈다. 반면 ‘고객중심’ 항목 비중을 기존보다 약 4배 늘렸다. 금융상품 선정과 판매·사후관리 절차도 전격 교체해 이번에 문제가 된 ‘불완전 판매’ 요소를 원천적으로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한금투의 미래에 대한 전망이 여전히 맑지만은 못하다. 일단 금융당국이 내달 중 라임자산운용을 포함해 신한금융투자 등 판매사들에 대한 징계조치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를 통해 라임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사기·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으로 2차 소송을 준비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한금투가 사태수습에 발 빠르게 나선 점은 긍정적이지만 금융당국의 소비자들의 불만이 쉽게 가라앉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라임 관련 손실 우려가 지속되면서 신한지주(신한은행‧신한금투 모회사)는 올해 들어 은행권 가운데 가장 기량을 발휘하지 못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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