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고(故) 최숙현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데 원인 제공을 한 것으로 지목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팀 감독과 여자 주장 A 선수가 '영구제명' 중징계를 받았다. 남자 선수 B는 자격정지 10년에 처해졌다.

대한철인3종협회는 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고 고(故) 최숙현 사건의 가해자에 대한 징계를 논의했다. 최숙현은 지난달 26일 부산의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문자 메시지를 남겼다.

최숙현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까지 죄를 밝혀달라고 한 '그 사람들'은 경주시청 김 모 감독과 팀 닥터, 선배 선수 2명 등 4명이었다. 이들은 최숙현에게 폭행과 폭언 등으로 가혹행위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으며 추가 피해 선수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 소속이 아닌 팀 닥터를 제외한 감독과 선수 2명이 참석한 가운데 오후 4시 시작된 공정위는 7시간이나 지난 밤 11시가 되어서야 끝났다.

   
▲ 고 최숙현과 동료 선수들에게 가혹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팀 감독과 주장. /사진=더팩트 제공


아직 이번 사건에 대한 검찰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공정위는 감독과 여자 주장 A 선수에게 '영구제명'이라는 가장 높은 수위의 중징계를 내렸다. 남자 B 선수는 자격정지 10년 징계를 받았다. 공정위에서는 징계 혐의자의 징계 사유가 인정되면 수사 기관이 수사 중인 사안이라도 징계 처분을 내릴 수 있다.

공정위 측은 감독에 대해 "팀을 총괄해야 하는 감독이 제 임무를 다하지 못했다. 폭행 사건도 관리하지 못했다"며, 주장 A 선수에 대해서는 "최숙현의 진술뿐 아니라 여러 증거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징계를 내렸다"고 징계 배경을 전했다.

남자 B 선수에 대해서는 "폭행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으며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다. 본인이 억울하게 징계를 받는다고 생각했지만 다른 선수들의 진술을 바탕으로 징계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함께 가해자로 지목된 팀 닥터는 협회 소속이 아니어서 이번 징계 대상에서 제외됐다.

공정위에 참석한 감독과 선수 2명은 개인 소명 기회도 가졌다. 감독은 2시간 이상, 주장 A는 1시간, B 선수는 30분 정도 소명을 하느라 공정위의 징계 논의 시간이 길어졌다. 이들은 소명을 통해 폭행, 폭언 등은 없었다며 가혹행위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징계를 받은 감독과 선수 2명은 징계 결정에 불복할 경우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이날 공정위에 앞서 국회에서는 최숙현의 동료 선수 두 명이 기자회견을 열고 추가 피해 사실을 폭로한 바 있다. 피해 선수들은 감독, 팀 닥터, 선배 선수들에게 당한 가혹행위 사례를 열거하며 특히 주장 A 선수의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려 고 최숙현 사건이 다뤄졌다. 감독과 선수 2명은 의원들의 질의에 역시 가혹행위가 없었다고 부인했으며, 최숙현과 추가 피해 선수들에 대한 사과도 거부했다.

고 최숙현 사망 사건은 현재 대구지방검찰청에서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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