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중형 아파트 전셋값이 대형을 훌쩍 뛰어넘는 가격 역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서민들이 아파트 전세 매물에 목말라 있는 가운데 넓은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적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다. 

10일 부동산114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경기도 파주시의 공급면적 132∼165㎡(40∼50평형) 아파트의 가구당 평균 전셋값은 1억8449만원이었다.

   
▲ 사진=뉴시스

반면 이보다 더 큰 면적인 165∼198㎡(50∼60평형)의 경우 평균 전셋값이 1억6321만원인 것에 비해 2000여만원 높고 198㎡ 이상(60평형 이상)의 평균가인 1억4887만원과 비교하면 3500만원 이상 비싼 가격이었다.

198㎡를 초과하는 대형의 전세가격은 99∼132㎡(30∼40평형)의 전셋값(평균 1억5085만원)보다도 낮았다. 경기 김포시에서도 132~165㎡ 미만의 평균 전세가격은 1억9620만원으로 198㎡ 초과(1억9655만원) 전셋값과 거의 비슷하다.

서울 강북권에서도 대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세가 역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노원구의 전세 가격은 165∼198㎡가 3억8759만원인데 비해 198㎡ 초과는 2억7753만원으로 큰 아파트가 오히려 1억1000만원 정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랑구는 165∼198㎡의 평균 전세가 2억9366만원으로 132∼165㎡ 전세 평균(3억812만원)보다 낮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셋집 크기를 당초 계획보다 넓은 평형대로 이사하는 상향 이동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중개업소가 전세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저금리 기조를 타고 전세대출을 받아서라도 주택형을 넓혀가길 권하는 경우가 있다"며 "전세난으로 인한 불필요한 주택 과소비 여부는 확인해야할 문제"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항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