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충격적이고 애석하다", 이낙연‧김부겸도 일정 취소
말 아끼는 통합당, 성추행 사건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 제기
[미디어펜=조성완 기자]박원순 서울시장의 사망소식이 전해지면서 정치권은 10일 일정을 잠시 멈추고 애도를 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박 시장의 무사 귀환을 고대했지만, 비보가 전해지자 침통한 분위기다. 이날 오전 예정됐던 부동산 대책 관련 당정 협의는 전날 이미 취소했으며, 최고위원회의를 제외한 공개 일정도 모두 취소했다.

이해찬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참석하는 세종‧대전‧충북‧충남 예산정책협의도 순연했으며, 김 원내대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현장 점검 방문 일정도 취소했다.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원순 서울 시장의 죽음을 애도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충격적이고 애석하기 그지없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민주당은 평생 동안 시민을 위해 헌신하신 고인의 삶과 명예를 기리며 고인의 가시는 길에 추모의 마음을 바친다”고 말했다.

8‧29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도 예정됐던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빈소가 마련 되는대로 조문할 계획이다.

이낙연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예정된 '자치와규형 포럼' 축사 일정과 각 언론사 인터뷰를 진행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박 시장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빈소 조문 일정을 조율 중이다.

김 전 의원도 장례절차가 마무리 될 때까지 당 대표 선거에 관련한 모든 일정을 취소한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갑작스러운 유고에 참담한 마음 뿐”이라면서 “인권변호사였던 고인은 시민사회의 역량을 드높여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공헌했고, 자치행정을 혁신해 서울시의 발전에 기여했다”고 추모했다.

미래통합당도 애도의 뜻을 전하면서 최대한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중 박 시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비극적 선택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큰 슬픔에 잠겨있을 유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추도했다.

주 원내대표는 전날 박 시장이 실종상태일 때도 의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모쪼록 언행에 유념해주시기를 각별히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 2011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박 시장이 안국동 캠프에서 꽃다발을 받고 환하게 웃는 모습./사진=연합뉴스

다만 통합당 일각에서는 박 시장이 최근 전직 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를 당한 것과 관련해 사건의 전말을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 주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이나 피해자 입장이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얼마든지 도울 생각이 있지만, 자칫 잘못하면 2차 피해로 갈 가능성이 있어 우려스럽다. 피해자 입장이나 사실관계 파악에 따라 어떻게 할지 정하겠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아울러 야권에서도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도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 고인이 걸어온 민주화운동, 시민운동, 행정가로서의 삶을 반추하며 비통한 마음이다(정의당)”, “갑작스러운 비보에 비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천만 촛불 광장을 지켜주셨던 고인을 잊지 않겠다(열린민주당)”, “애도의 뜻을 표한다. 참담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국민의당)” 등 고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한편, 서울시의회는 이날 오후 개최 예정이던 제10대 후반기 의회 개원기념식과 제296회 임시회를 잠정 연기했다. 

시의회는 “서울시정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다하며 시정 공백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며 “갑작스러운 소식에 여러모로 놀라셨을 시민 여러분께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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