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손혜정 기자]미래통합당이 13일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은 피해여성을 지켜달라"며 "'공소권 없음'의 사법절차 뒤에 숨지말라"고 말했다.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고인에 대한 쏟아지는 의혹을 스스로 언급하는 것에 불편한 마음이 있을 수 있으나 침묵하지 말아달라"며 이같이 촉구했다.

김 대변인은 "(박 전 시장의) 유족들께 애도의 마음을 다시 전한다. 고인이 편히 영면하시길 빈다"고 명복을 기원하면서도 "그런데 오늘 고인으로부터 지난 4년간 고통을 당했다는 피해자의 호소도 나왔다. 고인이 했으리라 믿기 어려운, 차마 글로 옮기기 힘든 성추행 증언이 발표됐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 고소인 측은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4년 동안 박 전 시장에 의해 지속된 성추행 피해 사실을 증언했다. 또 과도한 '신상 색출' 및 책임 전가 등 2차 가해를 멈춰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피해를 호소한 여성은 "부서변경을 요청했으나 시장이 이를 승인하지 않는 한 불가능했다. 본인의 속옷차림 사진전송, 늦은 밤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 대화 요구, 음란 문자 발송 등 가해 수위가 심각해졌다"며 "피해자의 무릎 멍을 보고 '호 해주겠다'며 피해자의 무릎에 입술 접촉, 내실로 불러 안아달라며 신체적 접촉" 등 성적인 괴롭힘이 이어졌다고 폭로했다.

김 대변인은 "당시 피해자 곁엔 아무도 없었다. 인권위에까지 도움을 요청했으나 '시장 심기 보좌가 비서역할'이라며 누구도 도와주지 않았다고 한다"며 "사실이라면 민주당이 그간 가장 신랄하게 비판해왔던 '위력에 의한 성추행' 의혹"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시장의 극단적인 선택 이후 '관노', '고인만한 남자 사람 친구가 어디 있나', '여성이 벼슬이냐'는 가해 발언이 고인의 죽음에 더 큰 충격을 받았을 피해여성에게 쏟아지던 터였다"며 "민주당에게 당부한다. 당신들의 침묵은 피해자가 당한 고통의 진실을 가리고 상처를 치유할 유일의 길을 차단할 것임을 직시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진실을 밝혀 다시 쏟아질지 모를 2차 가해를 막아달라. 민주당이 연대해야 할 사람은 여러분들 편이 아니라 바로 피해자"라며 "한때 당신들의 편이었고 지금도 여러분들의 도움이 가장 간절한 사람이다. 성인지 감수성과 피해자 중심주의를 강력하게 외쳐온 사람들이 민주당 여러분들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나아가 김 대변인은 "홀로 어둠 속에 고통 받았을 피해 여성에게 손을 내밀고 지켜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여성 인권을 위해 싸워왔던 고인을 진정으로 추모하는 길임을 깨달아달라"고 당부했다.

또 김 대변은은 고소인 측이 '경찰에 고소사실에 대한 보안을 요청했음에도 피고소인이 알게 돼 결국 증거인멸 기회가 주어졌다'고 말한 부분에 대해서도 "경찰은 약자가 아닌 강자의 편에 섰는지, 유출 의혹의 실체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대변인은 "우리 당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꿈꾼 것이 전부였다는, 약하고 힘없는 피해 여성 곁에 서 있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