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집 아이스크림 인기에 너도 나도 베끼기… S사 VS M사 법정공방 신세

상도를 넘는 ‘메뉴 베끼기’가 국내 외식 시장의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최근 외식업계에 따르면 벌꿀집을 올린 소프트 아이스크림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S사는 지난 5월 경 M사에 대해 디자인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벌꿀집 진열 방법부터 매장 간판, 메뉴판, 콘반지 등 고유 디스플레이를 모방했다는 것. 또한 M사의 가맹점 모집 활동으로 인해 자사가 실제 영업 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 S사 아이스크림(좌) M사 아이스크림(우)

엎친데 덮친격으로 뒤이어 터진 파라핀 벌집 사용 의혹으로 한바탕 곤혹을 치렀다. 이들은 현재 행사 후원 등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재정비하는 데 힘을 쏟고 있는 중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 같은 사건에 대해 ‘예견된 일’이라는 반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메뉴 모방은 놀라운 일이 아니지만 외식업 불황이 심화된 최근 1~2년 사이에 이 같은 일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외식 창업자 10명 중 9명이 3년 내 폐업한다는 통계가 나올 정도로 외식 시장 환경은 척박하다. 이러한 환경에서도 이른바 ‘대박’ 조짐을 보이는 아이템은 당장의 수익을 가져다 주는 보증수표다.

돈과 시간을 들여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지 않아도 기본 이상의 수익을 보장하는 것은 물론, 잘하면 ‘원조’의 반사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메뉴 모방 사례가 끊이지 않는 까닭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모방 브랜드 등장이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원동력이라는 의견을 제시한다. 하지만 과당경쟁은 곧 원재료 값 폭등과 빠른 이미지 소비 등 문제점을 피할 수 없다. 결국 메뉴 모방에만 치중한 창업은 모두가 공멸하는 ‘치킨 게임’으로 변질될 수 밖에 없다.

일례로 ‘안동찜닭’은 2000년 들어 최고의 창업 아이템으로 떠오르며 수많은 브랜드와 가맹점을 양산시켰지만 몇 년 후 유행이 꺼지자 과반수 이상의 찜닭 매장이 폐업 절차를 밟았다. 이후 등장한 불닭, 닭강정 등의 아이템도 비슷한 길을 걸었다. 벌꿀집 아이스크림 역시 미투 브랜드 등장에 따라 ‘식상해졌다’는 소비자 반응이 감지되고 있는 현실이다.

정보철 프랜차이즈 홍보 컨설팅 기업 이니야 대표는 “메뉴를 모방해 당장의 수익을 얻는 대신 자체 연구 및 개발을 통해 특화된 메뉴를 만드는 것이 장기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투 브랜드를 양산할 만큼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은 최초의 아이템은 대부분 오랜 시간 시행착오와 연구 개발 과정을 거쳐 만들어낸 것이기에 이를 염두에 두고 유행이 지나도 버틸 수 있는 만큼 경쟁력을 키워야 외식 시장에서 살아 남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