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인하 등 中 김치 국내시장 공세…“한국 김치 수출길은 막혀”

한국과 중국의 자유무역협정(FTA) 타결로 중국산 저가 김치와 다진 양념 등 국내 시장 공세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김치를 양허대상에서 제외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중국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FTA 타결로 중국산 김치에 적용되던 국내 관세가 20%에서 18%로 낮아졌다.

또 양념 채소에 들어가는 혼합조미료와 기타 소스 일명 ‘다대기’도 동일한 조건으로 관세율 감축폭을 최소화했다.

   
▲ 포기김치

1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관련업계에 따르면 관세 인하로 인해 중국산 김치의 가격은 더 떨어지게 되고 저가 중국산 김치가 밀려들어 올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산 김치 수입액은 지난 2009년 6633만달러에서 지난해 1억1743만달러로 급증했다.

대한김치협회가 내놓은 보고서에도 고속도로휴게소는 이미 중국산 김치가 95% 이상을 장악했다. 일반식당이나 대량급식소도 90% 이상 중국산 김치를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유는 중국산 김치의 가격이 워낙 싸기 때문이다. 국산 김치는 1kg당 6000~7000원 수준이지만, 중국산 김치는 1kg당 1000~1200원에 팔린다.

이번 관세 인하 중국산 수입 김치 가격이 낮아져 소비자 부담은 줄어들겠지만 김치 수입량이 다소 늘어나 국내 김치업계와 농가는 불가피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반면 우리나라 김치의 중국 수출은 중단된 상태라 국내 김치업계는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중국 당국이 발효식품인 김치의 유사균을 대장균군으로 분류해 수입을 막고 있는 상황. 국제 기준에는 김치가 발효식품으로 인정돼 대장균군 수에 대한 규제가 없다.

이에 지난 7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했을 때 박근혜 대통령은 한국 김치의 수출이 어렵다는 얘기를 꺼냈다. 시진핑 주석은 검역조건 완화를 검토하기로 했지만 아직 국산 김치의 수출 위생기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농식품부 측은 이번 협상에서 김치 수출과 관련된 검역위생문제에 대해 비공식적으로 논의되기는 했지만 공식적으로 협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치 업계 관계자는 “김치에 들어가는 재료가 무차별하게 수입될 경우 원산지 표시 등 국내 김치 시장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산 김치가 국내에 들어오는 것이 불가피 하다면 우리나라 김치의 수출길을 열어줘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미디어펜=신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