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준영 대변인 "대통령 사과 기다렸지만 한 마디도 없었다"
배현진 원내대변인 "대통령, 국회에 빈 손으로 와...공감 실패"
[미디어펜=손혜정 기자]미래통합당이 16일 문재인 대통령의 21대 국회 개원 연설에 대해 "모든 것이 국회와 야당 탓이라는 말로 들렸다"고 비판했다.

배준영 통합당 대변인은 이날 문 대통령의 개원 연설이 있은 후 논평을 통해 "부동산 정책과 대북정책 실패, 잇따른 광역단체장의 성범죄 의혹에 대한 대통령의 솔직담백한 사과를 기다렸지만 한 마디도 없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배 대변인은 "여당의 폭주와 상임위 독식, 일방적 국회 운영과 관련해 기계적 양비론을 펼쳤다"며 "국민이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들은 나몰라라 한 채 하고 싶은 말만 하면서 소통을 말하니당황스럽다"고 질타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21대 국회 개원식에서 개원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그는 "역대 최대 규모의 추경(추가경정예산)이 다수의 힘으로 졸속 처리됐는데도 이를 '과감하고 전례 없는 조치'라 칭찬하셨고, 모든 경제 지표가 역대 최악을 갈아치우고 있는데도 '경제 회복의 시간표'를 말씀하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수많은 전문가들이 실효성 논쟁에 종지부를 찍은 한국판 뉴딜에 대해 협조만 당부하셨다. 뉴딜의 부족한 부분을 국회에서 채워달라고, 공수처법(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과 부동산 관련 법도 국회의 손에 달렸다며 국회, 국회, 국회를 외치셨다"고 꼬집었다.

이어 "대적 사업 운운하며 남북공동연락사무소까지 폭파시킨 북한, 검찰 흔들기에 속도를 내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오만과 독선, 4년간이나 비서를 성추행한 의혹을 받고 있는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대해서는 애써 외면하셨다"며 "'포용과 상생, 연대와 협력의 가치'를 말씀하셨는데 그러려면 무엇보다 국민의 목소리에 응답하시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현진 통합당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통합당은 국민이 대통령에게 듣고 싶은 무수한 이야기 중에 단 10가지를 어렵게 추려 질문을 드렸으나 국회에 찾아오신 대통령은 애석하게도 빈 손이었다"고 비판했다.

앞서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문 대통령에게 10가지 사안에 대해 입장을 밝혀달라고 촉구한 바 있다.

10개 질문에는 ▲페미니스트를 자처한 대통령으로서 박원순·오거돈·안희정 등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의 잇따른 성범죄 사건에 대한 입장 표명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관련 입장 ▲국군통수권자로서 6.25전쟁 영웅 고 백선엽 장군에 대한 예우를 갖추지 않았던 점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실패 책임 ▲민주당에 대한 협치 요청 의향 ▲'윤미향 의혹' 조사 의지 ▲소득주도성장 정책 포기 의향 ▲탈원전 정책 전환 관련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 지명 이유와 배경, 북한과의 사전 협의 의혹 ▲민주당 재보선 무공천 요구 가능성 여부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배 원내대변인은 "문 대통령은 (박 전 시장 성추행 파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며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국민을 무주택 낭떠러지로 내몰고 있는 파괴적인 부동산 정책에 관해서도 책임있는 말씀을 기대했으나 전 세계 유례없는 단기 집값 폭등의 책임을 엉뚱하게도 세계 경제의 유동성 과잉 탓으로 돌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국민과 의료전문가, 역대 정부의 노력들이 쌓여 이뤄진 K방역의 성과를 독차지 하고 치적을 치켜세우는 데만 연설의 상당시간을 할애했다"며 "국민들이 눈물로 민생의 고통을 호소하고 야당은 의회를 청와대 거수기로 만들지 말라고 거듭 외치는데 대통령은 귀를 닫고 오로지 본인 하고 싶은 이야기만 독백처럼 펼치고 갔다"고 날을 세웠다.

끝으로 배 원내대변인은 "장황한 연설이었지만 정작 국민의 공감을 얻는 데는 실패 했다"며 "협치를 언급했지만 30년 국회 협치의 전통과 원칙을 깬 집권여당의 독주에 대해서 국가 최고 지도자로서의 반성적 성찰은 없었다"고 혹평했다.
[미디어펜=손혜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