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전당대회 후보 등록 시작, 이낙연-김부겸 정면대결
영향력 커진 이재명계, 구심점 잃은 박원순계의 선택은?
[미디어펜=조성완 기자]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8‧29 전당대회가 20일 후보등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당권 레이스를 시작한다. 당 내에서는 영향력이 높아진 이재명계와 구심점을 잃은 박원순계가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하고 있다.

이낙연 후보는 이날 오전 현충원 참배 후 후보 등록을 한 뒤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할 예정이다. 이어 20~21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22~24일 국회 대정부 질문 등 국회 의사일정이 있는 만큼 효율적인 동선을 고민 중이다.

김부겸 후보는 지난주부터 시작한 지방 순회 일정대로 강원도를 방문할 계획이다. 당 대표 후보등록은 캠프 차원에서 이날 오전 중 진행한다. 지난 18일 한발 앞서 권양숙 여사와 김경수 경남지사를 차례로 만남 김 후보는 “정치적 스승과 자치분권 운동의 동반자를 하루에 다 만나 힘이 솟는 진짜 좋은 날이었다”고 말했다.

   
▲ 8‧29 전당대회에 출마한 이낙연 후보(왼쪽)와 김부겸 후보(오른쪽)./사진=미디어펜

당권 레이스가 본격 시작되면서 당내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두 후보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특히 차기 대권주자로 자리 잡은 이재명계와 구심점을 잃은 박원순계를 껴안기 위한 움직임이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스스로를 ‘비주류 아웃사이더’라고 표현한다. 기초단체장 출신으로 의정경험이 없다보니 국회 내 인맥이 두텁지 않은 편이다. 당내에서 이재명계는 정성호 의원을 필두로 김영진‧김병욱‧김한정‧이규민 의원 등이 거론될 정도로 소수파다. 

다만 이 지사 자체가 갖는 힘이 막강하다. ‘사법족쇄’를 벗어던진 그가 여권의 유력한 대권주자라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으며, 앞으로 그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이 분명하다. 

김 후보는 이 지사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내려진지 약 5분 만에 “이 지사와 함께 몸을 낮추고 국민 앞에 겸손한 자세로 좋은 정치에 힘쓰겠다”고 축하메시지를 전했다. 이 후보도 1시간 뒤 “그동안 이 지사가 여러 부담과 고통을 감당하시며 경기도민을 위해 묵묵히 일해 왔다”고 추켜세웠다.

특히 이 지사가 대권으로 직행한다는 점이 주목할 점이다. 당 대표 선출시 대권 출마 포기를 선언한 김 후보와 손을 잡을 경우 이 의원의 독주에 제동을 걸 수도 있다. 다만 친문 열성 지지층이 이 지사를 불편하게 생각하는 만큼 오히려 그와 손을 잡는 게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

당내 한 의원은 20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이 지사는 현재 정치권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이슈가 되는 상황”이라면서도 “반대로 그가 주목을 받을수록 반발이 커질 수도 있다.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사망으로 구심점을 잃은 박원순계도 당권 주자들 사이에서는 세 결집의 대상이다. 박원순계는 지난 총선을 거치면서 박홍근·기동민·천준호·민병덕·윤준병·김원이 의원 등 17명으로 상당히 몸집을 불렸지만 박 전 시장의 사망으로 흡수 또는 와해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박원순계 끌어안기에 한발 먼저 나선 것은 김 후보다. 그는 박 전 시장의 캠프 대변인을 지낸 박양숙 전 서울시 정무수석을 캠프 대변인으로 영입했다. 이 후보도 측근에게 박원순계와 함께할 방법을 모색해보라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연합뉴스

또 다른 의원은 “박원순계는 이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그들이 각자도생을 할지 아님 하나로 뭉쳐서 움직일지는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면서도 “1대1 구도로 전당대회가 진행되는 만큼 너무 시간을 오래 끌 수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후보 등록 후 이달 말께부터 △제주(25일) △강원(26일) △부산·울산·경남(8월 1일) △대구·경북(2일) △광주·전남(8일) △전북(9일) △대전·충남·세종(14일) △충북(16일) △경기(21일) △서울·인천(22일) 등 10개 권역에서 시도당 대의원대회를 개최한 뒤 오는 8월 29일 전당대회를 열어 지도부 선출을 확정한다.

다만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대규모 전국 순회연설 대신 온라인 전당대회를 치르기로 한 상황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방송 토론회의 영향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미디어펜=조성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