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선발 로테이션 진입에 실패했다. 불펜 요원으로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맞게 됐다.

세인트루이스 지역 매체들은 21일(한국시간) 마이크 쉴트 세인트루이스 감독이 올 시즌 선발 로테이션을 발표하면서 5선발로 김광현 대신 카를로스 마르티네스를 낙점했다고 전했다. 쉴트 감독이 밝힌 5명의 선발진은 개막전 선발 잭 플라허티를 비롯해 아담 웨인라이트, 다코타 허드슨, 마일스 마이콜라스, 카를로스 마르티네스다.

김광현의 이름이 선발진에서 빠졌다. 김광현은 코로나19 사태로 스프링캠프가 중단되기 이전 시범경기 4차례 등판(선발 2번)에서 8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지난 17일 서머캠프 자체 연습경기에서 선발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13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벌이며 선발투수 경쟁에서 강력한 어필을 했지만, 첫 보직은 불펜투수로 결정났다.

   
▲ 사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SNS


비록 선발진에 포함되지는 못했지만 김광현의 불펜 활약에 대한 팀내 기대감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지 매체들은 "김광현이 경기 막판 셋업맨이나 마무리투수를 맡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광현은 세인트루이스 입단 당시부터 치열한 선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다. 김광현은 실력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몇 가지 호재(?)도 있었다. 스프링캠프에서 마이콜라스가 팔꿈치 부상을 당했다. 또한 마무리 애런 힉스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있는데 따라 지난해 후반기 마무리를 맡았던 마르티네스가 다시 뒷문을 책임질 것이라는 얘기가 많이 나왔다. 마이콜라스와 마르티네스가 선발진에서 빠지면 김광현에게 충분히 선발 한 자리가 돌아올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시즌 개막이 늦춰지는 동안 마이콜라스는 부상에서 회복했고, 마르티네스는 선발 복귀를 강력히 요청했다. 쉴트 감독은 안정적인 선발진 구축을 위해 경력이 풍부하고 검증된 마르티네스를 선발 복귀시키기로 했다.

김광현이 불펜에서 메이저리그 생활을 시작하게 됐지만 크게 실망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마무리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구위를 인정 받았다. 원하던 선발은 아니지만 마무리 또는 셋업맨으로 메이저리그에 안착하는 것도 나쁘지 않고, 팀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선발로 나설 기회도 얻을 수 있다. 다만, 국내 무대에서 늘 에이스로 활약하며 구원투수로 나선 경험이 거의 없어 얼마나 빨리 적응할 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