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메이저리그 무대 데뷔를 불펜 투수, 그것도 마무리 투수로 하게 됐다. 

세인트루이스의 마이크 쉴트 감독은 21일(이하 한국시간) 올 시즌 선발 로테이션을 발표했는데 김광현의 이름은 없었다. 세인트루이스는 잭 플라허티-아담 웨인라이트-다코타 허드슨-마일스 마이콜라스-카를로스 마르티네스로 5명의 선발진이 꾸려졌다. 김광현은 마무리투수를 맡게 됐다.

KBO리그 SK 와이번스에서 거의 선발로만 뛰며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해온 김광현이기에 불펜투수나 마무리 보직은 낯설다. 김광현이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선발 등판하는 모습을 기대해온 팬들은 시범경기와 연습경기에 총 5차례(선발 3번) 등판해 13이닝 연속 무실점으로 호투한 김광현이 5선발 경쟁에서 밀린 것을 의아해하고 있다.

   
▲ 사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SNS


하지만 쉴트 감독은 김광현의 활용법에 대해 따로 생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세인트루이스 지역 매체인 세인트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치는 22일 쉴트 감독이 한국에서 선발투수로만 활약해온 김광현을 마무리로 낙점한 이유를 전했다.

쉴트 감독은 "김광현이 신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김광현은 경험이 풍부한 투수다. 물론 선발투수로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수많은 위기 상황에서 공을 던진 그를 믿는다"고 밝혔다.

쉴트 감독은 김광현의 보직을 두고 충분히 대화를 나눴으며, 팀 상황을 이해한 김광현이 마무리투수 자리를 흔쾌히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매체는 쉴트 감독이 김광현의 2018년 한국시리즈 두산 베어스와 최종 6차전에 마무리로 등판해 세이브를 올리며 SK의 우승을 결정지은 사실을 언급할 정도로 김광현의 경력을 자세히 파악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김광현은 정규시즌에는 세이브 기록이 없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2010년과 2018년 두 차례, 그것도 모두 우승을 확정짓는 최종전에서 세이브 투수가 된 바 있다.

김광현은 마무리투수로 메이저리그 데뷔를 하게 됐지만, 선발진에 공백이 생기면 언제든 선발투수로 투입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올해 불펜에서 성공적으로 메이저리그에 안착할 경우 부상과 코로나19로 이번 시즌을 포기한 팀 주전 마무리 애런 힉스가 내년 복귀하면 선발진에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새로운 보직으로 시험대에 오르는 김광현은 22일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팀 자체 청백전에 홈팀의 마무리로 등판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비로 경기가 일찍 마무리돼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세인트루이스는 23일 캔자스시티 로얄즈와 개막 전 마지막 시범경기를 갖는데, 김광현의 등판 여부는 미정이다.

세인트루이스는 시즌 개막전으로 25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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