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처분 신청 결과와 별개 사안…계약 해지 수순
'탱크주의' 40년 역사, 해외 기업 잘못 품을라 우려
   
▲ 위니아대우 멕시코 공장 전경 /사진=위니아대우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포스코인터내셔널이 위니아대우에 '대우' 상표권 계약 해지를 통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경영에 첨병 역할을 했던 대우전자 시절부터 대우일렉트로닉스, 동부대우전자, 대유위니아그룹 등 새 주인을 맞을 때도 함께 했던 '대우' 간판을 잃게 되면서 위니아대우의 해외사업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최근 위니아대우에게 상표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현재 위니아대우는 포스코인터를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 신청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가처분 신청은 위니아대우가 생산하는 제품군에 대한 상표권 계약을 타사와 못하게 하는 내용으로 상표권 해지와는 별개의 사안이다. 이에 따라 위니아대우는 이번 상표권 해지 통보로 결국 '대우'를 해외에서 사용하지 못하게 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처분신청 결과는 통상 곧바로 나오는데 법원도 이번 사안이 크다고 판단해 최종 판단을 유예하고 있는 듯하다"며 "계약 해지 통보가 된 이상 순차적으로 계약 해지 절차를 밟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는 지난 3월부터 법정 싸움을 이어왔다. 포스코인터가 중국, 영국 등 해외 기업과 접촉하며 상표권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지자 위니아대우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지난달 30일 상표권 계약 만료를 앞두고 위니아대우는 경영진까지 나서며 포스코인터와 재계약을 위해 물밑 협상을 이어왔다. 하지만 '해외 매출 0.5%+최소사용료 35억원'을 두고 양측 경영진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위니아대우는 해외 사업에 빨간불이 켜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40여년간 해외 시장에서 쌓은 입지를 새로운 이름을 앞세워 다시 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위니아대우 전신인 대우전자는 대우그룹 시절인 1984년부터 해외 지역에서 대우전자 명의로 상표권을 출원 및 등록하고 세탁기, 에어컨 등 완제품을 선보였다. 프랑스에는 전자레인지 공장을 세우고 중동에 TV를 수출하며 10년간 '세계경영' 신화를 써갔다. 

이후 대우일렉트로닉스, 동부대우전자, 대유위니아그룹 등 새 주인을 수차례 거쳐도 '가전 명가' 대우전자의 명맥은 흔들림 없이 이어갔다. 지난해에는 멕시코 등 중남미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며 처음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 1990년대 대우전자 '탱크주의' 광고.


이처럼 수십년간 대우로 해외 시장에서 입지를 쌓아온 위니아대우는 내년부터 새 제품에 붙여지는 상표를 위니아나 클라쎄 등으로 변경하고 이를 해외 바이어와 소비자에게 알리는데 수천억원의 비용을 쏟아부어야 할 전망이다. 

만약 해외 중소·중견 기업이 대우 상표를 사용할 경우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40년 역사를 함께 해온 '대우' 브랜드의 상징성이 훼손되고, 자칫 운영을 잘못하면 위니아대우 이미지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최대 사이트 알리바바에서 대우를 검색하면 중국 중소기업에서 만든 제품에 '한국 대우'라고 붙여 광고하는 게시물이 중구난방 튀어나오는 실정이다. 포스코인터와의 계약으로 이미 여러 해외 기업이 대우 상표를 공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우를 사용하는 가전업체가 더 추가된다면 어느 제품이 '진짜' 한국 대우 제품인지 구별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 때문에 위니아대우는 상표권 해지 통보 이후에도 지속해서 포스코인터 측과 시도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는 해외 기업과 대우 상표권 계약을 논의해 나갈 예정이다. 

포스코인터 관계자는 "가처분신청이 종결되면 위니아대우가 빠진 자리를 비워둘 수 없어 다른 기업들과 논의는 이어가고 있다"며 "위니아대우는 상표사용계약 종료를 앞두고 2018년부터 지속적으로 재협상 공문 및 이메일을 보냈으나 위니아대우에서는 수용 여부 회신 및 재계약 협상안조차 제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는 등 채무불이행을 이어갔고 이번 소송으로 새로운 상표 사용자와의 체결을 못 하는 피해가 발생했다"고 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