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시범경기이긴 하지만 메이저리그 마무리 투수 데뷔전에서 3연속 탈삼진으로 완벽한 피칭을 했다.

김광현은 2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시범경기에 팀이 6-3으로 앞선 9회초 등판, 1이닝을 무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막고 세이브를 올렸다.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냈다.

마무리투수 데뷔전이었다. 김광현은 이틀 전 마이크 쉴트 감독이 발표한 팀 투수진 보직에서 선발 로테이션에 들지 못했고 대신 마무리 보직을 받았다.

그리고 이날 경기 세인트루이스가 3점 차로 앞선 9회가 되자 김광현이 마무리를 하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김광현은 첫 타자 프랜치 코르데로를 4구째 151㎞ 빠른 공으로 루킹 삼진 처리했다. 다음 닉 히스를 상대해 2볼-2스트라이크에서 146㎞짜리 직구를 던져 다시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마지막 타자 바비 위트 주니어와는 풀카운트 승부를 벌인 끝에 135㎞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 사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SNS


김광현은 세이브에 성공하자 배터리 호흡을 맞춘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와 활짝 웃으며 기쁨을 나눴다.

사실 김광현은 이날 등판 예정이 아니었다. 김광현은 22일 팀 자체 청백전에서 마무리 투수로 테스트를 받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전날 청백전이 비로 인해 일찍 끝나는 바람에 김광현은 등판하지 못했다.

이에 쉴트 감독은 이날 캔자스시티전에서 김광현의 마무리 실력을 테스트해보게 된 것이다. 세인트루이스는 25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정규시즌 개막전을 갖는데 이날이 마지막 시범경기였기 때문에 김광현을 테스트할 마지막 기회였다.

당초 이날 경기는 두 선발 요원 애덤 웨인라이트가 5이닝, 카를로스 마르티네스가 4이닝을 나눠 맡아 던지기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웨인라이트가 4이닝(5피안타 2실점)만 던지고 마르티네스 역시 4이닝(2피안타 1실점)을 던진 다음 김광현이 9회 1이닝을 책임지는 것으로 조정이 됐다.

김광현은 국내 SK 와이번스 시절 선발 에이스로 활약하며 정규시즌 마무리투수로 나선 경험이 한 번도 없다. 한국시리즈에서만 2010년과 2018년 두 차례 우승 확정 경기에 마무리 등판해 '헹가래 투수'가 된 것이 전부였다.

낯선 보직이지만 김광현은 이날 완벽한 'KKK 피칭'으로 세인트루이스의 '뉴 클로저'로서 능력을 증명하고 화끈한 신고식을 치렀다.

김광현은 자신감을 장착하고 메이저리그 첫 시즌 개막을 기다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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