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사모펀드 환매 중단으로 물의를 일으킨 옵티머스자산운용의 대표이사가 펀드 자금을 횡령해 개인 명의로 주식 등에 투자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예상된다.

금융감독원은 23일 옵티머스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한 중간 검사 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 사진=미디어펜


발표에 따르면 금감원은 옵티머스자산운용 현장 검사를 통해 부정 거래, 펀드 자금 횡령, 펀드 돌려막기 등을 적발해 냈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투자 제안서에 '공공기관 매출 채권'에 직·간접 투자하는 것으로 기재했으나 공공기관 매출 채권 투자는 전혀 없었다.

그 대신 옵티머스 임원 등이 관리하는 기업의 사모사채를 편입했다. 그리고 매우 복잡한 자금 이체 과정을 거쳐 부동산, 상장·비상장 주식 등 위험자산에 투자했다. PF 사업에 대출도 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의 46개 펀드가 편입한 자산은 5235억원에 달했다. 편입 자산 대부분(98%)은 비상장기업 사모사채(5109억원)였다. 씨피엔에스(2052억원), 아트리파라다이스(2031억원), 라피크(402억원), 대부디케이에이엠씨(279억원) 등 4개사가 발행한 사모사채다.

이들 업체 모두 옵티머스 2대 주주인 이모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이씨는 현재 구속기소 상태다.

금감원 측은 "4개사는 펀드 자금을 자사 명의로 각종 자산에 직접 투자하거나 다른 관계사에 이체하는 단순 도관체(투자나 금융 매개체 역할 회사)였다"며 "자금은 약 60개 투자처에 3000억원 내외로 흘러 들어갔으나 정확한 규모 등은 자산실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펀드 자금은 이미 발행한 사모사채를 차환 매입하는 펀드 돌려막기에 이용된 정황도 있다. 자금의 일부는 여러 번의 이체를 거쳐 김재현 대표 개인 명의의 증권 계좌로 입금됐다. 김 대표 역시 구속기소 상태다.

이 대표는 이 자금을 주식, 선물 옵션 매매 등에 이용했으며, 금감원은 펀드 자금 횡령 규모가 수백억 원에 달하며 대부분 손실을 본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허위로 작성한 매출채권 양수도 계약서 제출, PC·자료 은폐 등 검사 업무 방해 정황도 포착됐다. 

금감원은 사무관리회사인 한국예탁결제원과 수탁회사 하나은행에 대한 현장 검사도 병행했다. 

예탁결제원은 펀드회계 시스템에서 옵티머스 펀드의 편입 자산 정보를 실제 운용 정보와 다르게 생성했는지가 주요 점검 항목이었고, 하나은행은 일부 펀드의 신탁계약서상 투자대상 자산이 공공기관 매출 채권으로 기재됐는데도 옵티머스 운용 지시에 따라 사모사채를 매수했는지 등이 점검사항이었다.

최대 판매사인 NH투자증권에 대한 현장 검사는 현재 진행 중에 있다. 

한편 현재 옵티머스 펀드(46개)의 설정액 5151억원 가운데 2401억원(24개 펀드)에 대한 환매가 지연 상태다. 나머지 22개 펀드도 환매 연기 펀드와 같거나 유사한 자산으로 구성돼 만기 도래 시 환매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투자자(계좌 수 기준)는 모두 1166명인데 개인 투자자가 982명(2404억원), 법인 투자자가 184명(2747억원) 등이다.

지난 17일 기준 금감원이 접수한 분쟁조정 신청 건수는 69건이며 금감원은 자산 실사와 환매 진행 경과, 검사 결과 등을 고려한 법률 검토 결과에 따라 분쟁조정을 처리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투자금 회수 문제에 대해서 금감원은 투자재산 회수를 위해 다른 운용사로 펀드 이관을 추진 중이다. 사모사채가 편입돼 있지 않고 다른 펀드와의 연계성이 낮은 3개 펀드는 펀드 이관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김동회 금감원 금융투자 부원장보는 "NH투자증권이 펀드 판매의 84%를 차지하는데 NH 쪽으로 펀드를 이관할지는 아직 확정이 안 됐다"며 "가교 운용사 형태로 만들지도 검토 중인데 NH 측에서 확정을 안 해 여러 사안을 가정해 준비 중"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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