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익추구는 도덕적 판단 대상 아냐…제도로 막으면 삶만 궁핍

 

요 약
사익추구는 인류의 문명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 하지만 때로는 사익추구가 속임수나 약탈을 낳기도 하였다. 사익추구는 인간의 본성으로 그 자체는 도덕적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사익추구라는 인간의 본성을 개조하려는 어떠한 노력도 성공할 수 없으며 그러한 노력은 오히려 인간을 불행하게 할 뿐이다. 중요한 것은 사익추구를 어떻게 인도하여 사회적 이익을 증대시킬 수 있느냐는 것이다.

사익추구를 인도하여 사회적 이익을 증대시키는 등대는 재산권이다. 재산권이 보호되면 자발적 협동이 가능해지고 그 결과 사회적 이익이 커진다. 사익추구가 인간의 본성을 개조할 수 없지만 정직성, 부지런함, 겸손함 등의 덕목을 기르게 한다. 그러한 덕목의 추구가 사익의 실현에 도움을 주는 한 그렇다. 사익추구로 속임수나 약탈이 등장하는 것은 재산권이 보호받지 못할 때 발생한다.

재산권 보호를 위해 국가의 강제력이 필요하지만 정치인들은 그러한 강제력을 이용하여 사익을 추구하기 쉽다. 시장의 사익추구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스스로 교정 능력된다. 하지만 정치인들의 사익추구는 교정되기 어렵다. 따라서 시장의 사익추구는 허하고, 정치의 사익추구는 금해야 한다.

사익추구는 인류의 문명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 하지만 때로는 사익추구가 속임수나 약탈을 낳기도 하였다. 사익추구는 인간의 본성으로 그 자체는 도덕적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사익추구라는 인간의 본성을 개조하려는 어떠한 노력도 성공할 수 없으며 그러한 노력은 오히려 인간을 불행하게 할 뿐이다. 중요한 것은 사익추구를 어떻게 인도하여 사회적 이익을 증대시킬 수 있느냐는 것이다.

사익추구를 인도하여 사회적 이익을 증대시키는 등대는 재산권이다. 재산권이 보호되면 자발적 협동이 가능해지고 그 결과 사회적 이익이 커진다. 사익추구가 인간의 본성을 개조할 수 없지만 정직성, 부지런함, 겸손함 등의 덕목을 기르게 한다. 그러한 덕목의 추구가 사익의 실현에 도움을 주는 한 그렇다. 사익추구로 속임수나 약탈이 등장하는 것은 재산권이 보호받지 못할 때 발생한다.

재산권 보호를 위해 국가의 강제력이 필요하지만 정치인들은 그러한 강제력을 이용하여 사익을 추구하기 쉽다. 시장의 사익추구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스스로 교정 능력된다. 하지만 정치인들의 사익추구는 교정되기 어렵다. 따라서 시장의 사익추구는 허하고, 정치의 사익추구는 금해야한다.

1. 사익추구의 명암

사익추구는 인류의 문명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 오래 전부터 교역의 이익을 얻기 위해 동서양 간의 교류는 시작되었다. 교역로 개척을 위한 천체 관측으로부터 물리학이 발전하였고, 금을 얻기 위한 연금술은 화학의 발전을 가져왔다. 수송을 원활히 하기 위해 바퀴, 마차, 기차 등을 개발하였다. 과학기술을 비롯한 많은 혁신들은 사익추구의 결과들이었다.

인간의 평균수명을 연장시킨 수많은 신약은 대부분 환자를 배려한 마음보다 부를 얻으려는 이윤추구 동기에서 비롯된 것들이다. 중세 때 귀족들이나 소비할 수 있었던 의복을 보통 사람이 소비할 수 있게 된 것도 기업의 이윤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사익의 추구는 곤경에 처한 사람을 구하기도 한다. 폭설로 고속도로에 갇힌 운전자들에게 식량을 공급한 것은 사익에 이끌린 상인들이었다. 이념이나 신념 때문에 직장에서 쫓겨난 사람을 고용한 것은 이들의 재능에서 이윤기회를 발견한 기업들이었다.
 

때에 따라서는 사익추구를 위해 속임수를 쓰기도 한다. 실크로드 상인들은 양털의 무게를 늘이기 위해 사막의 미세먼지를 이용하기도 하였다. 불량식품을 팔아 이익을 챙기는 상인도 있고 야밤에 몰래 공장 폐수를 배출하는 기업도 있다. 나아가 사익추구를 위해 약탈을 하는 경우도 있다. 생산성을 개선시킬 여지가 없을 때 더욱 그렇다. 그래서 부를 차지하려는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러면 먹이를 두고 다투는 동물처럼 사회에 증오와 적대감이 늘어나 치열한 생존경쟁에 시달릴 수 있다.

사익추구는 경제적 거래뿐 아니라 사회의 여러 분야에서도 나타난다. 정치인들이 유권자의 환심을 사려는 것은 선거승리라는 사익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그는 선거 승리를 위해 국민의 주머니를 털어 지역구 유권자를 위해 쓰기도 한다. 서민들도 세금을 덜 내거나 복지혜택을 누리기 위해 자신의 재산을 숨기는 일은 흔히 나타난다.

   
▲ 정기화 전남대 경제학과 교수

2. 사익추구는 인간의 본성

사익추구는 인간 본성에 속하는 것으로 이를 옳거나 그르다고 판단할 수 없다. 사익추구의 목적은 다양하며 이러한 목적을 다른 사람은 잘 알 수 없을 뿐더러 판단할 수도 없다. 사익추구를 부정하려는 시도는 성공할 수 없었고 오히려 인간을 불행하게 만든다. 이윤추구 동기를 부정하였던 사회주의국가들은 인간의 삶을 더욱 궁핍하게 하였다.

인간의 본성을 개조하려 하였던 중국의 문화혁명은 암흑시대로 기억되고 있다. 그리고 인간개조라는 미명아래 행해진 폴 포트 정권의 대규모 수용소는 캄보디아를 황폐화시켰을 뿐 아니라 거대한 무덤으로 만들고 말았다. 사회의 구성 원리는 인간의 본성에 기초를 두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 사회는 오래 지속될 수 없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사익추구를 어떻게 인도하여 사회적 이익을 증대시킬 수 있느냐는 것이다.

3. 재산권이 사익추구를 사회적 이익으로 인도하는 등대

재산권이 주어지면 자발적 협동이 가능해지고 그 결과 사회적 이익이 커진다. 재산권이란 자원에 대한 배타적 권리 즉 다른 사람을 배제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쌀에 대한 재산권이 있다면 내가 가진 쌀로 나만이 밥을 지어먹을 수 있다. 사실상 다른 사람의 쌀 소비 기회를 빼앗는 것이다. 이것이 약탈과 다른 점은 쌀에 대한 재산권이 주어지면 다른 사람의 소비기회를 고려한다는 것이다.

약탈자는 쌀이 소유자에게 얼마나 소중한지를 고려하지 않는다. 약탈자에게 가치가 있다면 쌀 소유자의 가치를 무시하고 약탈하고자 한다. 이에 비해 재산권이 주어져있다면 누군가 나의 쌀 소비기회를 빼앗기 위해서는 나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

그래서 내가 쌀 소비에 부여한 가치 이상의 대가를 나에게 지불해야만 나에게서 쌀 소비기회를 빼앗아 갈 수 있다. 이를 통해 나보다 쌀 소비기회를 높게 평가하는 사람이 쌀 소비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 결국 재산권이 주어지면 서로에게 이익을 주는 거래가 발생하고 그래서 자발적 협동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재산권은 자발적 협동을 통해 자원 사용의 효율성을 제고시킬 뿜 아니라 투자를 보호해 자본재의 형성을 가능하게 했다. 자본재는 생산에 투입되어 생산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자본재에 대한 재산권이 없다면 누구나 자본재 형성을 위한 투자를 행하지 않는다. 그러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진다.

재산권이 보호되면 사익추구는 인간을 개조할 수 없지만 인간이 스스로 정직성, 부지런함, 겸손함 등의 덕목을 기르게 한다. 그러한 덕목의 추구가 사익의 실현에 도움을 주는 한 그렇다. 사익추구는 자부심이 넘치고 거만한 사람을 유연하고 고개를 숙이며 싹싹하게 만든다.

사익을 위해 언행의 신중함, 정직성, 예의범절, 사려 깊음 등을 배운다. 부를 얻으려면 정직하고 현명해야하기 때문에 악을 멀리한다. 최소한 자신의 처신이 품위 있고 신중하게 보이게 하여 현재나 미래의 친지가 자신을 나쁘게 여기기 않도록 처신한다. 자신을 구경거리로 만들어 신용에 금이 갈까 두려워한다.

사익추구의 부정적 결과는 재산권이 존재하지 않거나 보호받지 못할 때 발생한다. 소비자의 재산권이 보호받지 못하면 상인들의 속임수는 늘어난다. 오염된 강물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들의 재산권이 보호받지 못하면 기업은 강물을 오염시킨다. 재산권의 보호를 소홀히 하면 약탈이 쉽게 등장한다.

재산권을 정할 수 없는 야생동물은 남획된다. 그래서 부정적 결과만을 보고 사익추구를 비난하는 것은 어떤 해결책도 되지 못한다. 인간의 본성을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떻게 재산권을 정해주는 것이 부정적 결과를 줄일 수 있는 것인지 생각해 보는 것이 현실적 방안이다.

4. 재산권을 위협하는 정치

사익추구를 사회적 이익으로 인도하는 재산권이 처음부터 잘 보호되었던 것은 아니다. 재산권은 인류가 역사에 등장하면서 진화 발전하지만 개인 재산권의 보호는 근대사회에 들어서면서 부터다. 먼저 재산의 기록, 이전, 보호에 적지 않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재산권 제도의 유지가 자체가 쉽지 않았다. 나아가 국가 권력자들이 개인의 재산권을 잘 허용하지 않았다.

재산권이 보호되려면 외부의 약탈로부터 재산을 보호할 수 있는 강제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강력을 가진 권력집단의 등장은 때에 따라 개인의 재산을 위험에 처하게 한다. 사적 재산권의 보호가 미약하였던 시절에 권력지배자는 자신의 사익을 위해 사적 재산을 약탈하기도 하였던 것이다. 이 당시 부의 축적을 위한 사익추구는 소수의 권력층에만 허용된 것이었고 대다수 개인은 이러한 기회가 잘 주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오래 전부터 권력층의 사익추구를 경계하는 종교, 이념, 사상 등이 등장하였다.

유럽에서는 종교가 권력층의 사익추구를 제한하였고, 중국에서는 제자백가 등의 사상이 권력층의 사익추구를 경계하였던 것이다. 이들의 주장도 권력자의 본성에 호소하는 것이었다. 사익추구를 자제하여야 사후에 천국에 갈 수 있다거나 눈앞의 이익을 멀리해야 국가를 부강하게 만들 수 있고 그래야 권력자의 장기적 이익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근대에 들어서서 영국을 시작으로 사적 재산권의 보호가 이루어지고 이들 국가의 경제적 부흥을 계기로 사적 재산권의 보호는 근대사회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다. 그리고 국가권력이 사적 재산권의 침해를 줄이기 위해 권력분립을 기초로 한 대의제도가 발전한다. 국가권력의 재산권 침해를 줄이는 방식도 권력자의 사익추구라는 본성에 적합한 것이어야 한다. 정치제도에 따라 권력자의 사익추구가 자신의 사익추구를 억제하기에 이른 것이다.

예를 들어 선거에서 재선이 가능하도록 하면 권력자의 탐욕이 억제된다. 탐욕적인 사람이 권력자로 선출되었을 때 단임으로 끝난다면 임기가 끝나기 전에 지위를 이용하여 부정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하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재선의 기회가 주어지면 무모하게 지위를 남용하지 않을 것이고 이에 따라 탐욕이 탐욕을 억제하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 날에도 국가에 의한 재산권 침해는 여전히 위협이 되고 있다. 정치인들이 국가의 강제력을 이용하여 사익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의 사익추구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스스로 교정 능력된다. 시장거래가 중단되면 서로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로의 이익을 위해 문제를 줄이고자 노력한다. 그러나 정치인들이 사익을 위해 예산을 남용하고 사적 재산권을 제한하여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그것을 교정하기는 쉽지 않다. 유권자들 스스로 많은 정부지원을 요구하면서 이로 인해 세금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서는 별 관심을 갖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적 재산권의 제한으로 경제적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5. 시장에서는 사익추구는 허하고, 정치의 사익추구는 금해야

사익의 추구는 인간의 본성에 속하는 것을 이를 비난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중요한 것은 개인의 사익추구를 사회적 부를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인도하는 것이다. 사적 재산권이 보호되면 시장에서 서로에게 이익인 거래만이 이루어진다. 시장거래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사익추구 때문이 아니라 개인의 권리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기 때문에 나타난다. 이러한 문제도 시간이 지나면서 해결된다. 서로의 이익을 위해 새로운 거래방식이나 권리를 형성할 것이기 때문이다.

정치인의 사익추구 자체를 비난하는 것도 잘못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정치인의 사익추구를 사회적 부를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인도하는 제도가 미흡하다는 것이 문제다. 재산권이 보호되면 개인의 사익추구는 사회적 부를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인도되지만 민주주의에서의 선거는 정치인을 사익추구를 사회적 부를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인도하지 못한다. 표를 얻기 위해 정치인들이 세금을 낭비하고 사적 재산권을 제한하는 일이 흔히 발생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러한 일이 선거를 통해 합리화되기도 한다.

결국 시장의 사익추구는 부를 증대시키지만 정치에서의 사익추구는 부를 감소시킬 가능성이 크다. 시장의 사익추구는 허용될수록 물질적 풍요가 증대하지만 정치의 사익추구는 허용될수록 사적 재산권의 제약을 증대시켜 미래를 불안하게 한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사익추구는 허하고, 정치의 사익추구는 금해야 하는 것이다. /정기화 전남대 경제학부 교수

(이 글은 자유경제원의 시장경제에 대한 그릇된 통념깨기 연속토론회 '공익이 아니라 사익으로 인해 세상은 발전한다'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정기화 전남대 경제학부 교수가 발표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