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방어 차원서 이자율 2.25%에 대출 받아
전액 워런트 매입 성공 시 우호지분량 40%로 늘어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대한항공 제공
[미디어펜=박규빈 기자] 한진그룹이 조원태 회장이 한진칼 지분 보유분을 담보로 200억원을 대출 받았다고 공시했다. KCGI·반도건설·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등으로 구성된 '반(反)조원태 3자연합'이 이날 신주인수권증권(워런트) 120만주를 공개매수한다고 신고함에 따라 조 회장이 경영권 방어 차원에서 자금을 대출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조 회장은 전날 한진칼 지분 70만주를 담보로 200억원을 빌렸다고 공시했다. 이자율은 2.25%다. 항공업계에서는 조 회장이 이 자금을 통해 반조원태 3자연합에 대항해 신주인수권증권을 매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반조원태 3자연합이 신주인수권증권을 주당 2만5000원에 최대 120만주를 공개매수한다고 공시해 조 회장이 대비책을 세운 것으로 분석된다"며 "양 진영 사이 재차 다시 경영권 분쟁이 점화하는 분위기"라고 평가했다.

한진그룹 주력 계열사 대한항공은 유동성 위기를 넘기기 위해 1조원대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이에 그룹 지주사 한진칼은 유증에 참여하기 위해 최근 300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하기도 했다. 이로써 새로 늘어난 한진칼 신주는 약 363만주로, 전체 주식의 약 5.79% 수준이다. 주식 총수가 늘어나면 기존 주주의 지분은 상대적으로 낮아진다. 기존 반조원태 3자연합의 지분율은 45.23%이나, BW 발행으로 인해 42.61%로 줄어든다.

그러자 반조원태 3자연합은 한진칼 BW공모에 총 9000억원을 납입해 지분 40만여주를 추가로 확보했다. 이어 지난 23일부터 120만주 워런트도 확보하고자 한다. 만일 120만주를 모두 확보하고 나서 기존 BW 납입으로 얻은 40만여주까지 더해 신주인수권을 모두 행사할 경우 지분 2.8%를 추가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은 계산법대로라면 반조원태 3자연합의 지분율은 45.41%로 오른다.

이에 조원태 회장은 3자연합과의 지분율 격차를 줄이고자 빌려온 200억원으로 워런트를 사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워런트 확보를 하지 않으면 조 회장 측 지분은 41.04%에서 38.7%로 쪼그라든다. 조 회장이 200억원 전액 워런트 매입에 성공할 시에는 약 1.3% 지분을 늘리게 되며, 총 지분은 약 40%로 확대된다.

조 회장 입장으로서는 우호지분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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