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자치단체장 및 의원들, 총선 이후 연이은 논란
“겸손해야 한다”던 이해찬 머쓱, 윤리감찰단 신설 뒷북
[미디어펜=조성완 기자]지난 4‧15 총선 이후 더불어민주당의 지방자치단체 관련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광역자치단체는 물론 기초자지단체까지 끊임없이 문제를 발생시키면서 지도부의 새로운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과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으로 민주당은 한차례 크게 휘청거렸다. 송철호 울산시장과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미래도 불투명한 가운데, 당 소속 지방의회 의장 및 의원들이 각종 사건‧사고를 일으키면서 그야말로 ‘바람 잘 날 없는’ 형국이다. 

특히 해당 사건‧사고들이 몸싸움을 동반한 난동, 드라마를 보는 듯 한 불륜 스캔들, 음주운전, 절도 등 각양각색으로 발생하면서 민주당을 더욱 당황스럽게 만들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소속 홍철호 울산시장(왼쪽부터), 오거돈 전 부산시장, 김경수 경남도지사./사진=연합뉴스

이상호 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은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8000여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23일 구속됐다. 그는 김 전 회장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3000만원을 수수한 혐의, 또 본인이 감사로 재직하던 A조합의 투자를 김 전 회장으로부터 청탁 받고 5600만원 상당을 수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민주당 소속 이길용 경기 고양시의회 의장은 지난 22일 고양시장실 앞에서 고함과 함께 화분을 던지는 등 난동을 피우면서 물의를 빚었다. 이 의장은 "인사를 엉망으로 하고 있다. 이재준 시장 나오라"며 고함을 지르면서 이 시장이 보낸 취임 축하 화분을 시장실 앞 복도에 내던졌다. 그러면서 자신을 말리는 직원들과도 7~8분간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이 의장은 다음날 고양시의회 본회의에 출석해 사과를 했지만, 소란을 피운 배경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소명을 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경기도당 윤리심판원에서 조사하고 그 결과에 맞는 조치를 하기로 했다”고 허윤정 대변인이 23일 전했다. 

전북 김제시의회에서는 불륜 사건으로 민주당 소속 남녀 의원들이 동시에 제명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김제시의회 소속 유진우, 고미정 의원이 당사자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정치판 부부의 세계”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

두 의원의 불륜 스캔들은 지난달 12일 유 의원이 사퇴 기자회견에서 "항간에 떠도는 소문은 사실"이라고 폭로하며 알려졌다. 그는 지난 1일 정례회에서는 고 의원을 향해 "너, 나하고 간통 안 했냐. 할 말 있으면 해보라"고 고함을 질렀다. 이에 고 의원이 "제가 꽃뱀이냐"고 따지면서 10여분간 어처구니없는 소동이 벌어졌다.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운데)와 김태년 원내대표(오른쪽), 박주민 최고위원(왼쪽)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지역민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시의원들의 불륜으로 막장 드라마가 돼 버린 김제시의회를 구해 달라'는 글을 올려 해당 의원들에 대한 제명을 촉구했다. 김제시의회는 지난 16일과 22일 임시회를 열고 두 의원을 연달아 제명했다.

음주운전 의혹으로 인한 입건과 절도 혐의도 발생했다. 이관수 서울 강남구의회 의장은 지난 11일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단지에 주차된 차량 4대를 잇따라 들이받았다. 그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의 음주측정을 거부하다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이동현 경기 부천시의회 의장은 지난 3월 부천시 상동의 한 은행 현금인출기에서 다른 이용자가 실수로 놓고 간 현금 70만원을 가져갔다가 절도 혐의로 입건됐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지난 4‧15 총선에서 압승한 이후 당선인들을 향해 “국민 앞에 항상 겸손해야 한다”면서 “나 자신의 생각보다 당과 정부, 국가와 국민의 뜻을 먼저 고려해서 말과 행동을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하지만 당 소속 인사들의 연이은 일탈로 머쓱해진 상황이다. 민주당은 뒤늦게 당내에 윤리감찰단을 신설해 당 소속 공직자의 윤리‧도덕 문제를 근절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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