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형과 아우가 맞붙는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남자 국가대표팀(A대표팀)과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남자 U-23 대표팀(올림픽대표티)이 9월 A매치 기간 두 차례 맞대결을 벌인다.

대한축구협회(KFA)는 24일 "벤투호와 김학범호의 맞대결은 9월 A매치 기간(8월 31일~9월 8일)동안 2차례에 걸쳐 치러진다. 장소는 두 경기 모두 고양종합운동장이며 날짜는 미정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입국자는 입·출국시 의무적으로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 관계로 해외파는 소집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벤투호와 김학범호의 이번 대결은 오는 10월 재개될 예정인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에 나서는 벤투호의 평가전 성격으로 추진됐다. 원래는 A매치 기간 외국팀을 불러들이거나 대표팀이 해외 원정을 가서 평가전을 치려야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아 국가 간 이동 제한이 여전한 상황이어서 해외 팀과의 A매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KFA는 벤투호와 김학범호의 맞대결 카드를 구상했다.

   
▲ 사진=대한축구협회 SNS


서로에게 윈-윈이 될 수 있는 매치다.

벤투호는 지난해 12월 부산에서 열린 EAFF E-1 챔피언십(구 동아시안컵) 우승 이후 한 번도 소집훈련을 하지 못했다. 벤투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K리그 경기를 관전하면서 대표급 선수들의 몸상태와 기량을 점검하고는 있지만 한계가 있다. 이번에 소집훈련을 실시하면서 U-23대표팀과 평가전을 통해 선수들의 컨디션을 파악하고 10월 예정된 투르크메니스탄, 스리랑카와 월드컵 2차예선에 대비한다.

김학범호 역시 이번 A대표팀과 2연전은 소중한 기회다. U-23 대표팀도 올해 초 AFC 챔피언십 우승 이후 소집훈련을 전혀 하지 못했다. 도쿄올림픽이 내년 7월로 1년 연기돼 시간적 여유는 있지만 선수들을 직접 체크하고 팀워크를 다지려면 실전만큼 좋은 것이 없다.

김판곤 KFA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은 "A대표팀과 U-23 대표팀 선수들 모두 프로리그 선수들이기 때문에 A매치 기간이 아니면 소집 훈련이 불가능하다"며 "두 감독과 상의한 결과 부담은 있지만 선수 점검과 팀 전력 유지를 위해 이번 맞대결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벤투호와 김학범호의 매치업 배경을 전했다.

해외파가 소집되지 못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축구팬들은 모처럼 A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 경기를 볼 수 있게 돼 기대감이 치솟고 있다. 특히 올해는 해외에서 활약하다 K리그로 돌아온 스타 플레이어들이 많고, 신예 스타들의 활약상도 두드러져 두 팀 모두 해와파 없이도 알찬 스쿼드를 구성할 수 있다.

A대표팀에는 이청용(울산 현대), 나상호(성남FC), 정승현(울산 현대), 구성윤(대구FC) 등의 합류가 가능하다. 올림픽대표팀에도 오세훈(상주상무), 이동준(부산아이파크), 김대원(대구FC), 엄원상(광주FC) 등 K리그에서 주전으로 성장한 선수들이 포진할 전망이다.

벤투호가 '형만한 아우 없다'를 증명할 것인지, 김학범호가 '실력은 나이 순이 아니다'며 반란을 일으킬지, 흥미로운 맞대결이 축구팬들을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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