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말 멜버른항 도착…10개월 가량 현지 시험평가 진행
   
▲ 레드백 장갑차 시제품/사진=한화디펜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한화디펜스가 지난 24일 호주 육군의 궤도형 장갑차 획득 사업을 겨냥해 개발한 '레드백(Redback)' 장갑차 시제품 2대를 출고, 호주 시장 진출의 첫 발을 뗐다.

26일 한화디펜스에 따르면 이번 출정식에는 이성수 대표를 비롯해 레드백 개발에 참여하고 지원한 전 임직원들이 참석해 시제 차량 출고를 축하하고, 호주 현지로 떠나는 시험평가 지원팀의 임무 완수를 기원했다.

레드백은 지난해 9월 호주 육군의 궤도형 장갑차 도입 사업인 'Land 400 Phase 3' 사업의 최종 2개 후보 장비 중 하나로 선정됐고, 호주 방위사업청과 450억원 규모의 RMA 계약이 체결됐다.

RMA 계약은 최종 우선협상자 후보를 결정하기 위해 현지에서 각종 성능 시험평가 및 운용자 평가 등을 통해 후보 장비들의 요구사항 충족 여부를 평가하는 절차로 각 후보 업체는 3대의 시제품을 납품하게 된다.

이날 출고한 시제품 2대는 오는 27일 평택항에서 선적, 28일 호주로 떠나며 8월말 멜버른 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현지 시험평가는 오는 11월부터 약 10개월간 호주 육군 주관으로 진행되며, 이 기간 차량 성능과 방호능력 테스트 및 운용자 교육·평가 등이 진행된다.

레드백은 복합장갑을 두른 42톤의 차체에 한국군에 실전 배치돼 성능이 검증된 K-21 보병전투장갑차 개발 기술과 K-9 자주포의 파워팩(엔진+변속기) 솔루션 및 '아이언 피스트 능동방어시스템' 등을 더해 방호력과 기동성을 강화한 미래형 궤도장갑차다.

   
▲ 이성수 한화디펜스 대표가 24일 창원2사업장에서 열린 레드백(Redback) 장갑차 호주 출정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사진=한화디펜스


특히 '암 내장형 유기압 현수장치(ISU)'를 장착한 덕분에 차체 중량을 줄이면서도 지뢰와 총탄 공격에 대비한 방호 능력을 강화한 것이 강점이다. 이스라엘 기술을 접목한 30mm 포탑과 첨단 감시 시스템 '아이언 비전(Iron Vision)' 기능도 탑재됐고, 호주의 원격사격통제 기술 접목 등 글로벌 기술 협력이 이뤄진 바 있다.

아이언 비전은 외부에 설치된 카메라가 승무원에게 실시간 영상을 전송하는 것으로, 레드백은 장갑차 외부에 달린 여러대의 카메라를 활용해 안전하고 효율적인 감시를 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레드백은 1차 관문에서 미국·영국 방산업체를 제쳤으며, 현재 독일 라인메탈디펜스의 '링스' 장갑차와 최종 수주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내년 초 시작되는 50조원 규모의 미 육군 브래들리 장갑차 교체 사업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호주 군은 현재 차세대 궤도형 전투장갑차와 계열차량 8종 등 400여대를 도입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총 8~12조원의 사업비 중 장비획득에 5조원 가량을 책정했다.

이 대표는 "세계적인 방산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는 차세대 장갑차 개발을 완료, 대한민국 방위산업 기술이 새로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지상무기 체계 분야에서 쌓아온 역량을 결집해 시험평가에서 장비 우수성을 입증하고, 반드시 최종 후보에 선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레드백은 호주 지역에서 서식하며 세상에서 가장 강한 독을 지닌 독거미로 알려진 붉은배과부거미(Redback Spider)에서 따온 명칭으로, 지난해 성남공항에서 열린 'ADEX 2019'에서 실물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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