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후 국내 증권사들이 새로운 대체투자처를 찾기 위한 노력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미국 대학교 채권이나 주차관리 업체 등 기존과는 조금 다른 시선의 투자처 발굴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 대신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대체투자에 특화된 분석팀을 운용하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대체투자’와 관련된 팀을 구성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대신증권은 미래산업팀을 만들었고, 신한금융투자는 대체투자분석팀을 구성시켰다.

   
▲ 사진=연합뉴스


최근 들어 새롭게 부각된 경향은 대체투자 관련 리포트의 소재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기준금리가 일제히 하락하면서 구체적인 조사를 통한 새 투자처 발굴이 탄력을 받고 있다.

통상 대체투자라고 하면 부동산(임대주택, 오피스, 물류센터), 인프라(신재생, 에너지, 도로, 항만), 비상장기업(비상장주식 및 기업대출), 기타 실물자산(항공기, 선박, 미술품) 등에 투자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최근 리서치 센터들은 다양한 대체투자 상품 발굴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한 사례로 지난주 신한금융투자는 ‘주차 인프라 관리업체 실적 안정성 점검’이라는 대체투자분석 리포트를 발간해 눈길을 끌었다. 이는 제목 그대로 ‘주차 인프라 산업’에 대한 대체투자전략을 주제로 삼은 분석 결과다.

분석 내용에 따르면 코로나19로 개인공간 선호 현상이 생활 속에 자리 잡았고, 자가용 이용이 상대적 매력이 부각될 것이기에 주차관리 업체의 실적 또한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실적이 성장하고 있는 일본 최대 주차관리 업체 PARK24에 대해 설명하면서 "주차 인프라 자산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대학교 채권’에 대한 투자 조언도 등장해 화제다. 지난 27일 NH투자증권은 ‘미국 대학교 채권, 저금리 시대 또 다른 투자 대안’이란 제목의 리포트를 냈다. 이 리포트 내용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미국 대학교 채권 발행규모는 약 100억 5000만달러에 달한다.

이 중에서 프린스턴대, 하버드대, 컬럼비아대, 매사추세츠 공과대, 예일대, 스탠포드대학교 등 미국 상위 20개 대학교에 대한 투자 가치를 분석한 결과, 이들은 AA~AAA 수준의 높은 신용등급을 부여받고 있었다. 

아울러 이들 대학교들은 압도적인 기금 규모, 유연한 등록금 정책, 꾸준한 기부금 등으로 수익성 악화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게 보고서의 주장이다.

김성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수익성 악화에도 견조한 펀더멘털로 크레딧 이벤트 발생 가능성 제한적이며 미국 대학교들의 채권 발행 증가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가격 메리트도 있으므로 상위권 대학교 위주로 매수에 나서라"고 권고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이미 코로나 사태 이후 달라진 국내외의 경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채비를 시작했다”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매우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는 만큼 이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기 위한 다양한 투자처 발굴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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