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에서 독일차에 밀려 기를 못 피던 비 독일계열의 자동차 업체들의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수입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최근 독일차의 점유율은 떨어진 반면 일본차와 미국차의 점유율은 상승했다.

   
▲ 내수시장, 비독일계 車 반격게시... 현대차 틈새시장공략, 일본·미국차 호조/현대자동차

지난달 독일차 메르세데스 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의 점유율 합계는 올해 누적 점유율인 69.2%에 못 미치는 64.9%에 그쳤다. 이에 비해 일본차와 미국차는 지난달 각각 12.3%, 8.8%의 점유율을 차지해 올해 누적 점유율 11.8%, 7.3%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국내시장의 독일차 점유율이 지난달에 비해 하락한 것은 인기차종의 일부 모델이 공급이 부족해 수급이 원활하지 않았던 것과 더불어 일본과 미국, 기타 유럽 자동차 회사들이 전략 모델을 내놓으며 점유율이 증가한 것으로 보여진다.

일본차 도요타의 상위 브랜드인 렉서스는 지난달 ES300h, 새로 출시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NX300h 등 하이브리드 차량을 앞세워 전달에 비해 16.2% 늘어난 624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특히 NX300h는 당초 월간 판매 목표 60대보다 11대가 더 팔려 본사에 공급량 확대까지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티마의 호조로 올 들어 판매가 40% 가까이 늘어난 닛산 역시 지난달에도 전달보다 7.5% 늘어난 360대의 차를 팔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닛산은 최근엔 캐시카이를 출시, 점유율 제고의 승부수를 띄웠다. 닛산은 캐시카이가 올해 수입차 베스트셀러 모델인 폭스바겐 티구안의 대항마가 될 것이라고 공언하며 월간 판매 목표량을 200대로 제시하고 있다. 

주력 세단인 어코드의 판매가 주춤한 탓에 올 들어 점유율이 뒷걸음친 혼다 역시 연말에 신형 CR-V를 앞세워 만회를 노리고 있다.

미국업체 포드 역시 익스플로러, 링컨 MKC 등 SUV를 전면에 내세워 최근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익스플로러는 지난달 401대가 팔리며 전달보다 판매량이 2배 이상 늘었고, 소형 SUV인 MKC 역시 지난달 68대가 판매돼 119.4%의 판매 신장률을 보였다.

포드는 연말에 고객 200명을 선정해 MKC를 1박2일 동안 시승하고, 고급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등 MKC 판매를 늘리기 위한 마케팅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프랑스 자동차 업체인 푸조는 사전계약 물량만 1300대를 넘어선 도시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인 뉴 푸조 2008 덕분에 연말 점유율 확대가 예상된다. 스웨덴 업체 볼보 역시 S80 D2, V40 D2 등 주력 모델의 판매가 늘며 점유율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등 비독일계 차량의 선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현대·기아자동차도 신차와 페이스오프차량을 내놓으며 내수시장의 점유율 사수를 위해 힘쓰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얼마 전 출시한 준대형 세단 아슬란으로 독일계 수입차량인 BMW 5시리즈, 벤츠E클래스, 아우디A6 등의 대항마로 키울 것이라는 목표를 정했다. 기아차의 경우도 기존 K9의 페이스리프트 챠량을 내놓으면서 경쟁대열에 합류했다.

실제 아슬란의 경우 경쟁상대인 독일차량들과 비교했을 경우 전체적인 크기에서나 성능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지만 가격의 경우 1000만원 가량 저렴하고 편의 사양의 경우 운전석 앞 유리에 주행 속도 및 방향을 안내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차선을 벗어나면 소리를 내는 차선이탈 경보시스템(LDWS), 전방 감지 카메라 신호를 이용해 차선 및 선행 차량을 감지해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전방추돌 경보 시스템(FCWS), 스마트 트렁크 시스템, 졸음운전을 에방하는 스마트 공조 시스템, 자동으로 차량 앞유리 김서림을 제거하는 상시 오토 디포트 시스템 등도 적용돼 있다.

수입차를 타기에는 부담스러운 기업 임원들과 개인사업자를 타깃으로 했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슬란의 주 타깃 고객인 40∼50대 고객을 대상으로 시승 기회를 늘려 수입 후륜구동 세단과는 차별화된 장점을 어필 하겠다”고 말했다.

아슬란의 경쟁차로 지목된 렉서스 ES 모델이 월 300∼400대 팔리고, 수입차의 베스트셀러카인 BMW 520d 모델이 월 800대 정도 팔리고 있다. 아슬란은 11일 현재 3000여대가 계약돼 판매는 순조롭다는 게 현대차의 내부 평가다. [미디어펜=김태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