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LG 트윈스가 한 경기 역대 팀 최다득점 신기록을 세우며 대승을 거뒀지만 이런저런 논란으로 뒷맛이 개운찮다. 

LG는 28일 SK 와이번스와 인천 원정경기에서 홈런 6방 포함 장단 23안타를 폭발시키며 24-7로 크게 이겼다. LG의 24득점은 역대 팀 최다득점 신기록으로 2009년 5월 15일 목동 히어로즈전에서 기록했던 22득점을 넘어섰다.

그런데 이 경기에서 LG는 두 가지 논란에 휩싸였다. '사인홈치기'와 선발투수 타일러 윌슨의 '투구폼' 논란이다.

   
▲ 사진=LG 트윈스


'사인훔치기' 논란은 김현수가 7회 투런 홈런을 친 후 덕아웃에서 동료들의 축하를 받는 과정에서 오지환이 한 말에서 비롯됐다. 오지환이 김현수를 향해 "사인 잘 봤어"라고 말하는 것이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이 장면을 본 일부 팬들은 LG 선수들이 '사인 훔치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LG가 많은 점수를 뽑아낼 수 있었던 것도 상대 사인을 훔쳐봤기 때문일 것이라는 추측도 나돌았다.

'사인홈치기' 논란을 두고 LG 구단 측은 29일 "선수들을 통해 파악했는데, 어제 10점 이상 큰 점수 차로 벌어지면서 주장인 김현수가 동료 선수들에게 홈런 세리머니 등을 자제시켰다. 김현수가 (홈런을 친 후) 동료들에게 그런 사인을 보냈는데, 오지환이 그런 의미(김현수의 세리머니 자제 사인을 잘 봤다)로 말한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사인 훔치기가 실제 있었는지 명확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LG 구단 측의 해명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팬들의 몫으로 남게 됐다.

   
▲ 사진=LG 트윈스


'윌슨 투구폼' 논란도 관심사였다. 선발 등판해 호투하고 있던 윌슨은 LG가 10-2로 앞선 5회 투구 때 심판에게 두 차례나 투구폼 문제를 지적 받았다. 축이 되는 오른쪽 발을 한 번 들었다 내린 뒤 왼발을 스트라이드하는 자세가 타자의 타이밍을 뺏기 위한 의도적인 것으로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주자가 있을 경우 보크에 해당된다는 심판진의 경고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윌슨은 5회 이전에도 이미 그런 투구폼으로 던지고 있었는데, 5회에서야 심판진이 투구폼을 지적한 점이 의아했다. 첫번째 지적이 있었을 때는 류중일 감독이 나와 심판진과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윌슨은 이날 5회까지만 던지고 교체됐고, 5이닝 3실점의 기록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이런 상황에 대해 KBO 심판위원회 측은 "지난 21일 경기(윌슨이 등판한 LG-kt전)에서 kt 이강철 감독이 이미 항의한 내용이다. 그동안 주자없는 상황에선 윌슨의 해당 동작을 용인해왔지만 이강철 감독은 규칙대로 적용하지 않으면 위반이라고 어필했다. 그래서 심판진도 윌슨과 최일언 투수코치에게 규칙을 엄격히 적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면서 "이날 경기 중에도 LG 덕아웃에 서너 차례 지적했다. 그러나 윌슨의 투구폼 변화가 없어 주의를 줬다"고 설명했다.

윌슨은 KBO리그에서 2년 전부터 뛰면서 줄곧 같은 투구폼을 유지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상대팀에서 항의가 있었고, 심판진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이상 문제가 된 투구폼을 수정해야 할 필요성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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