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중국 게임 판호 전망과 방안 모색' 국회정책토론회
   
▲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29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콘텐츠미래융합포럼 제8차 국회정책토론회에서 중국 판호 개방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권가림 기자


[미디어펜=권가림 기자]"게임은 생선과 같다. 시간이 지나면 신선도가 떨어진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29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콘텐츠미래융합포럼 제8차 국회정책토론회에서 "한국 게임사들은 4년간 중국 판로가 막히며 10조원에서 17조5000억원 사이의 기회비용이 소멸됐다"면서 "중국 게임 관할이 문화부에서 공산당 선전부로 이관되면서 게임 판호는 더욱 해결이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이 같이 밝혔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7년 3월부터 한국 정부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사드) 구축을 문제 삼으며 한국 게임사에 단 한건의 판호도 발급하지 않았다. 이날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한 김상현 한국콘텐츠진흥원 북경센터 센터장에 따르면 중국 판호 발급량은 2017년 9368개, 2018년 2064개, 2019년 1570개, 올해 상반기 609개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일본 12개, 핀란드 3개, 스페인 1개, 아이슬란드 1개 등 27개의 외산게임 판호가 발급됐지만 이 중 한국의 판호 발급은 '0'개다. 

중국 판호 개방이 중요한 이유는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 시장이기 때문이다. 2018년 기준 게임전체 수출에서 중화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46.5%다. 중국의 게임 유저는 한국보다 23배 높다. 외교부는 지난 6월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첫 전체회의에서 진행된 업무보고에서 판호 문제를 한중 관계 관련 주요 과제 중 하나로 선정하는 등 판호 해결 의지를 드러내고 있지만 중국의 판호 개방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위 학회장은 "중국 정부는 판호 개방을 늦춰 한국 게임에 대응하는 시간을 벌고 시장을 먼저 선점하려고 하고 있다"며 "이는 콘텐츠를 육성하려는 중국 정부 정책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수근 중국 화동사범대학 특별초빙교수는 "게임산업은 중국이 가장 목을 매는 산업군 중 하나"라며 "미중 갈등이 걸려 있고 한국을 미국으로부터 떼어 내야 하는 중국 입장에서는 판호 개방을 마지막 카드로 사용하기 위해 쉽게 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청와대가 중국이 아닌 미국만 바라본다면 판호를 풀더라도 가뭄에 콩 나듯 한 두 곳에만 개방을 해줄 것"이라고 짚었다.  

김상현 한국콘텐츠진흥원 북경센터장은 게임산업의 소부장 산업화로 수출 공백을 채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국내 인기 게임의 음악, 영상, 그래픽 디자인, 저작권 해결 등 강점 있는 분야로 분화해 사업분야를 확충하고 중국에 소개된 한국 게임, 웹툰, 런닝맨 등 IP를 활용한 게임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지 규제 변화에 대응하면서 게임 비즈니스모델을 구체화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다수 나왔다.  

위 학회장은 "중국은 시진핑 주석의 청소년 눈 건강 지시 이후 폭력성, 선정성, 국가의 정치사회적 가치에 반하는 요소가 포함된 게임 규제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 중"이라며 "한국 게임사가 경험한 과거와 다른 시장 환경이 구축돼 있어 이에 맞는 청소년 게임, 성인용 게임 등 출시에 대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올해 1분기 중국 내 여성 게임 이용자는 전분기 대비 17.05%가 증가한 점을 고려해 여성을 타깃으로 한 게임 개발 준비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현환 문화체육관광부 국장은 "현시점에서 중국은 여전히 우리 게임 산업에서 중요한 시장이고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만 해외 진출의 궁극적 목적은 시장 다변화여야 한다"며 "공식/비공식 채널을 통해 문제를 지속 제기하되 상호 이익이 되는 쪽으로 제안을 해 나가야 하고 한중이 협업할 수 있는 민간 행사, 민관 행사 등을 진행하며 교류도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장은 "결국 중요한 것은 IP"라며 "일본 게임사처럼 훌륭한 IP를 계속 만들어서 중국 게임사가 IP 비용을 내도록 해야 하고 중국 외에 동남아 등 새로운 시장을 발굴하려는 노력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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