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LG 트윈스 내야수 오지환의 아내가 결국 악플러에 대한 법적 대응에 나섰다.

오지환의 아내 김영은 씨는 3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그동안 남편이 고소를 원치 않아서 참고 참았다. 알려진 사람의 아내이니 내가 감수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자. 남편의 뜻을 따라주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했다. 하루에도 수십, 수백 개씩 오는 디엠들. 내가 보지 말자, 안 보면 되지, 무시하려 애썼다"라고 지속적인 악플에 시달려온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선을 넘거나, 차단해도 아이디를 바꿔가며 악의적인 내용을 지속적으로 보내시는 분은 공개적으로 멈춰달라 호소도 해보았다. '좀 나아지겠지'라는 생각으로"라며 "잘못된 생각이었다. 이젠 참지 않는다"고 악플러에 대한 강경 대응에 나섰다.

김영은 씨는 이날 변호사를 선임하고 증거를 수집하는 등 고소를 위한 절차를 시작했다.

   
▲ 사진=LG 트윈스


오지환은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대표로 선발되면서 본격적으로 악플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한국야구대표팀은 금메달을 땄지만 대표팀에 선발될 만한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었던데다 아시안게임에서도 큰 활약을 하지 못한 오지환이 병역 혜택을 받은 것에 불만을 나타내는 야구팬들이 많았고, 이 가운데 일부는 악플러가 돼 온갖 비난을 쏟아냈다. 

지난해 시즌 후 오지환이 FA가 돼 LG와 계약하는 과정에서도 이런저런 이유로 많은 악플에 시달렸다. 

앞서 김영은 씨는 지난해 10월 악플러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당시 김영은 씨는 "오지환 선수에게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도를 넘는 덧글은 선수도 가족도 너무 아파요. 조금만 조심해주세요"라고 하면서 "많은 고민 끝에 사회적 이슈도 있고 참는 게 능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자료를 모아 소송을 준비하려 합니다"라고 법적 대응에 나설 뜻을 밝혔다.

이후 구체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던 김 씨가 9개월이 지나 고소를 하게 된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이에 대해 김영은 씨는 가족, 특히 지난해 9월 태어난 아이에 대한 악플과 공격성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영은 씨는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남편(오지환)은 그 사람들(악플러)도 야구 팬이라면서 법적 절차를 원하지 않았다. 나 역시 선수를 뒷바라지하는 입장이니, 내가 참고 넘기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점점 도를 넘은 메시지들이 많이 왔다"면서 "아이까지 대상으로 하는 악플이 있다. 너무 심해졌다고 판단해 결국 변호사를 선임하고 고소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영은 씨는 다이렉트 메시지 가운데 아직 돌도 지나지 않은 아이에 대한 '저주'도 있었다고 전하며 합의금이나 처벌보다 '악플 근절'이 법적 대응에 나선 가장 큰 이유라고 밝혔다. 그는 "합의금을 원하는 것도, 악플러에 대한 처벌이 목적인 것도 아니다. 다만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해 고소를 선택했다. 악플러 스스로 본인이 죄를 짓고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김영은 씨는 2011 미스코리아 전북 진 출신으로 광주 MBC 아나운서와 쇼호스트로 활동했다. 오지환과는 2019년 초 혼인신고를 했고 그 해 9월9일 아들을 얻었다.

한편, 지난해 시즌 후 LG와 4년 총액 40억원에 FA 계약을 한 오지환은 이번 시즌 69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8푼9리, 8홈런, 40타점을 올리면서 공수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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